범람하는 러시아산 저가 비료…유럽 식량안보 '빨간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저렴한 러시아산 비료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유럽의 식량안보가 위험에 처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주요 외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통계국 유로스탯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요소(Urea) 수입의 3분의 1을 러시아가 차지했다. 러시아 인접국 중 하나인 폴란드의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021년 8400만달러였던 요소 수입 규모가 지난해 1억2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요소는 천연가스에서 생산되는 암모니아를 원료로 하는 유기 화합물로 질소를 다량 함유해 비료로 널리 쓰인다.

범람하는 러시아산 저가 비료…유럽 식량안보 '빨간불'

범람하는 러시아산 저가 비료…유럽 식량안보 '빨간불'

유럽 작물·영양 업계에선 이처럼 값싼 러시아산 비료가 역내에 범람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럽 내 농부들의 생산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가격 경쟁에 밀려난 유럽 내 비료 생산업체들이 사업을 접거나 역내에서 철수함으로써 러시아산 비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유럽 식량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진단이다.

독일 최대의 암모니아 생산업체인 SKW 피에스테리츠의 페트르 싱그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지금 러시아산 비료 범람에 휩쓸리고 있다"며 "유럽 비료 생산자들과는 달리 러시아 비료 생산자들에게 천연가스 가격은 땅콩값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2022년 2월 기준 메가와트시(MWh)당 80유로 이하였던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잠그자 약 340유로까지 치솟았다.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식량 안보 전문가 팀 벤턴은 "국제 사회의 경쟁과 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유럽이 '시장 효율성'에서 '안전한 공급'으로 초점을 옮겨야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스위스 소재 에너지 업체 MET 그룹의 벤자민 라카토스 CEO는 "유럽 비료 산업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비료 회사의 운영 비용 중 70~80%가 천연가스에서 발생하는 만큼 비료 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가스 및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한 영향이 빠르고 민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우려처럼 대형 에너지 기업들의 유럽 이탈 현상은 이미 확인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화학 그룹인 바스프는 지난 몇 년 동안 비료 부문을 포함해 유럽 내 사업을 축소하고 사업 비용이 낮은 미국과 중국에 투자를 집중했다. 독일 최대 암모니아 생산업체인 SKW 피에스테리츠도 저렴한 천연가스 및 전기 수급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획득을 위해 미국 내 암모니아 생산 라인 구축을 추진 중이다. 싱그르 CEO는 "조만간 우리를 포함해 모든 기업이 따라 할 것"이라며 "(유럽) 정치인들이 행동하지 않으면 유럽의 (비료) 생산 능력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진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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