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원 이어 당직자들과 저녁 식사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이번 총선 기간 함께 일한 당 사무처 당직자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참석자 제공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이번 총선 기간 함께 일한 당 사무처 당직자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한 참석자는 5일 본지 통화에서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김형동 의원, 비대위원장실 소속 당직자, 경호팀 인사 등 20여 명과 함께했다”며 “한 전 위원장 건강은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고 했다. 만찬은 3시간 30분가량 진행됐고 일부 참석자는 술을 마셨는데, 한 전 위원장은 술을 마시지 않고 자리가 끝날 때까지 대부분의 대화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참석자는 심규진 스페인 IE 대학 교수가 한 전 위원장을 주제로 쓴 책 ‘73년생 한동훈’을 들고 와 사인을 요청했다고 한다. 다른 참석자는 “한 전 위원장이 사인을 해주면서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 저자인 심 교수가 어떤 사람인지 등을 얘기하는데, 자기와 관련한 트렌드를 면밀하게 체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국회가 있는) 여의도가 (검찰이 있는) 서초동과 비슷하더라”며 “두 곳 다 갈등이 집약된 공간인데, 내가 처음 여의도에 왔을 때 받은 인상 중의 하나가 ‘여차하면 저 사람이 나를 한 대 칠 수도 있겠다’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위원장은 “요새 시간이 많아서 도서관도 가고 지지자들이 선물해 준 책을 읽으며 지내고 있다” “처음 같이 호흡을 했으니 종종 같이 보며 교류하자” 등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 측 인사는 “한 전 위원장은 자기를 도와준 사무처 당직자와 경호팀에 대해 인간적으로 고마워하는 마음에 식사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다음 날 사퇴하기 직전 “고생한 사무처 당직자들을 챙겨줘야 한다”며 특별 상여금 지급을 결재하고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지난달 11일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뒤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6일 자신과 비대위 활동을 함께 한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하는 등 측근 그룹과는 물밑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달 19일에는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을 제안받았지만,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