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과 함께 살면 더 행복한 이유

낯선 사람과 함께 살면 더 행복한 이유

남들과 의도적으로 공동체를 이뤄 사는 ‘공동체적 삶’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생활 물가가 오르고 외로움 문제가 전 세계적 관심사가 되면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공동 주거(communal living)’를 주목하고 있다. ‘계획 공동체(intentional community)’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공동 주거의 장단점을 살펴봤다.

낯선 사람과 함께 살면 어떨까? 화장실은 항상 붐비고 주방에는 설거지 거리가 쌓여 있게 될까? 잠을 자려고 하면, 옆방에서 시끄럽게 음악을 틀지는 않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요즘엔 집을 사거나 임차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는 외로움을 전 세계가 앓고 있는 문제로 공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 주거는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커뮤니티 형태로 운영되는 생활 공간이 늘고 있다.

낯선 타인과 살 곳을 같이 만드는 것은 단점 보다는 장점이 많다. 문제는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느냐’다.

낯선 사람과 함께 살면 더 행복한 이유

음식에 관한 글을 쓰는 로지 켈렛은 런던 동부에 있는 한 산업용 건물을 개조한 공간에서 6명의 타인과 공동체적 생활을 하고 있다

올해 서른 살인 로지 켈렛은 런던에 거주하는 음식 작가다. 그는 2020년 파트너와 헤어지고 새로 살 곳을 찾던 중 소셜미디어에서 낡은 창고를 이용한 공동 주거 공간을 발견했다. 켈렛은 자신이 살고 있는 해크니 윅에 약 100개 정도의 창고 커뮤니티가 있을 것이라 추정한다. 그런데 그가 사는 곳에는 다른 곳과는 다른 규칙이 있다. “저희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우리는 최대한 주기적으로 회의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누군가 집에 대해 불만이 있어도 곪지 않을 수 있거든요.”

켈렛과 함께 사는 6명은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이들은 매주 공동 관리 계좌에 약 4만원씩 넣는다. 생활비와 식재료, 쓰레기봉투, 청소용품, 모두를 위한 저녁 식사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저녁 식사 요리는 한 사람씩 돌아가며 한다. 모든 구성원들은 매일 단체 채팅방을 통해 ‘저녁 식사에 참여할 수 있는지’, ‘식사에는 참여하지 못하지만 음식을 남겨두기를 원하는지’, ‘손님을 데려올 것인지’ 등을 알린다.

이곳에선 공동으로 하는 집안일도 있고, 회의도 있다. 켈렛은 BBC 인터뷰에서 “모두가 참여하는 30분의 회의 시간을 정하기 위해 여러 차례 왓츠앱으로 투표를 한다”고 말했다. “집안 일에 불만이 있거나 논의하고 싶은 사항이 있는 사람이 말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최대한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낯선 사람과 함께 살면 더 행복한 이유

켈렛과 그의 하우스메이트들은 해크니 윅에 있는 창고에서 정기적으로 저녁 만찬을 함께한다

켈렛은 ‘항상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점이 공동 주거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한다. 그에겐 하우스메이트들이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전에 같이 살았던 사람들에게선 그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그는 주택난 때문에 런던에서 집을 구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런던에선) 좋은 삶을 사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저는 우리 사회 체계에 작은 균열을 낸 것이 이런 공동 주거라고 생각해요.”

공동 주거라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켈렛의 경우,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는 “사람들로 가득 찬 큰 테이블에서 혼자 떨어지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또한 파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계속 파티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샤워실과 화장실은 각각 2개씩이라 큰 문제는 없지만, 세탁기 한 대로는 원할 때 바로바로 세탁을 할 수는 없다.

공동 주거 공간에서 사는 이들은 보통 몇 년 정도만 이렇게 생활한다. 하지만 보다 영구적인 거주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동 주거 공간도 있다.

올해 서른여섯 살인 크리얼 지어링은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코하우징(독립된 생활공간과 타인과 같이 사용하는 공유 공간을 결합해 놓은 주거 형태)’ 커뮤니티에서 남편, 세 살배기 딸과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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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있는 ‘아르브코 코하우징’에는 넓은 공용 공간이 있다

지어링은 BBC 인터뷰에서 “이 공간은 남편이 구입한 것”이라며 “사귄 지 3개월 정도 되었을 때부터 남편은 같이 살 곳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때도 코하우징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멋지다고 생각했죠. 그런 공간에서 함께 지내면, 정말 좋을 것 같았어요. 우리 부부는 다행히도 일이 술술 풀렸죠.”

아르브코 코하우징은 아파트 2개 단지와 단독 주택 몇 채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타입이든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침실과 욕실, 주방이 포함돼 있다. 현재 이곳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독신 노인에 이르기까지 약 100명이 거주중이다. 지어링은 “엄밀히 말하면 이곳은 콘도미니엄 조합이고, 법적으로도 그렇게 등록돼 있다”고 했다. “우리는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매달 콘도 비용을 냅니다. 우리가 이용하는 커뮤니티 공간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고, 주택에 보험료 일부도 내는 비용이죠.”

이곳 주민들은 몇 주에 한 번씩 같이 식사를 하고, 매달 노래자랑이나 파티 같은 사교 행사를 연다. 2주에 한 번씩 구성원 회의를 열고, 이사회 및 위원회 회의도 개최한다. 지어링은 “나는 풀타임으로 일하는 직장인”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기엔 은퇴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저는 잘 모르지만 그분들이 정기적으로 함께 하는 활동도 많을 겁니다.” 이곳 주민들은 한 달에 4시간씩 공동 주거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지어링은 “개인적으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여기에 있는 부모들의 훌륭한 커뮤니티”라고 말했다. “초보 엄마인 제게 정말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지어링은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왔을 때, 딸을 뒷마당에서 다른 아이들과 놀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모든 게 순탄치만은 아니다. 지어링은 코하우징 커뮤니티에서 얼마 전 참여와 관련된 회의가 있었다고 했다. “커뮤니티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한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커뮤니티를 위해선 보이지 않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죠.” 그의 남편은 새로운 업무 방식을 제안했다가 저항에 부딪혀 상심한 적도 있다고 했다.

‘계획 공동체’

가디언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공동 주거에 대한 관심 확대를 촉발한 영국 등 서구에서는 다양한 배경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공동 주거가 등장하고 있다. 서퍽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 공동 주거 센터 회원들도 2023년 BBC 인터뷰에서 공동 주거가 생활비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계획 공동체(학계에선 서로 연관이 없는 사람 5명 이상이 같이. 사는 가정을 이렇게 정의한다)’ 전문가인 페니 클라크는 “(공동 주거는) 정말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코하우징은 사람들이 각자의 독립된 집과 공용 공간을 가지고, 커뮤니티를 직접 관리한다. 하지만 클라크는 이런 협동조합 형태에선 오너십을 공유하긴 해도, 항상 계획 공동체로 느껴지지는 건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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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사는 주거 공간에서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모두가 약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클라크가 컨설팅하고 있는 비교적 새로운 분야인 ‘코리빙’도 있다. 기업이 개인용 아파트나 원룸에 공용 공간을 결합해 임대하는 것이다. 이 역시 계획 공동체는 아니다. “그리고 요즘 영국에는 매우 드물지만 ‘코뮌’도 있죠. 학계 정의에 따르면, 코뮌이 다른 유형의 공동체와 특히 다른 점은 소득을 공유한다는 점입니다. 수입을 공동 통장에 넣고, 함께 소비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켈렛의 창고나 친한 친구 등과 친밀감을 나누며 같이 사는 ‘하우스 셰어’는 어떨까? 클라크는 이런 형태는 계획 공동체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구성원 수가 적기 때문에 덜 체계적이지만 보다 끈끈한 게 특징이다.

클라크는 척박한 주택 시장 상황 때문에, 공동 주거 형태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어떤 이들은 환경적으로 더 지속 가능한 삶을 찾아 공동 주거를 선택하기도 한다. 물론 오늘날처럼 원자화된 사회에서 태어난 곳에서 멀리 떨어져 가족과 흩어져 사는 경우, 사회적 연결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계획 공동체에 사는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질이 사회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 만큼이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생활 방식이 모두에게 들어맞을까? 클라크는 “분명 타협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생활을 시작할 때는 다소 감당하기 힘든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때로는 결과가 매우 나쁘게 나와서, 매우 실망한 채로 떠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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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주거는 ‘좋은 삶’에 대한 서구의 통념과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점점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새로운 코하우징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도 쉽지 않다. 토지를 구하기도 어렵고, 재정적 위험도 크다 보니 은행은 대출을 주저한다. 클라크는 “우리 사회 체계에는 좋은 삶과 좋은 집에 대한 나름의 가정이 있다”며 “공동 주거는 이런 가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통념은 사생활 보호가 중요하고 소유가 좋은 것이라고 말하죠.” 그는 생활 공간을 공유하는 것은 사람들이 그리 갈망하는 형태는 아니라고 했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좋은 집의 개념은 혼자서 소유하는 커다란 집입니다.”

그래도 아르브코 같은 커뮤니티에는 입주를 원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로지 켈렛이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한 영상 2편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입주를 문의했다고 한다. 그는 “룸메이트를 더 받지 못해서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런 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들이 분명 있어요. 하지만 (누가 해줘야 하는 문제라기 보다는) 스스로 해야 하는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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