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대통령이 36분 지시... 그날 마침 채상병 '반전에 반전' 있었다

휴가 중 대통령이 36분 지시... 그날 마침 채상병 '반전에 반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6월 15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참관하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훈련상황에 대해 묻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관계자들과 최소 36분 동안 장시간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밝혀진 통화기록 중 이날 통화가 가장 길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은 △윤 대통령 휴가일이자 △수사외압 의혹에서 중요 사건이 가장 많이 일어난 날이다. 대통령실이 국방부·군의 의사결정에 직접 개입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30일까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 사건 재판부에 제출된 통신기록(지난해 7월 28일~8월 9일)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과 사건 관계자의 통화는 '2023년 8월 2일'에 유독 집중돼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윤 대통령 개인 휴대폰 통화기록 9건 중 7건이 이날이다.

마침 8월 2일은 박 대령이 '상부의 명을 어기고' 채 상병 사망사건 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했고, 군 검찰단이 다시 회수해 가는 '반전'과 '재반전'이 이뤄진 날이다. 박 대령은 이날 보직해임도 받았다. 윤 대통령의 통화는 사건 이첩(오전 11시 50분 완료)과 회수(오후 7시 20분 완료) 사이에 집중적으로 오갔다.

윤 대통령, 휴가 첫날 36분 직접 통화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7분부터 오후 4시 21분까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순으로 7차례, 총 35분 58초를 통화했다. 먼저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①낮 12시 7분(4분 5초) ②낮 12시 43분(13분 43초) ③낮 12시 57분(48초) 등 총 18분 36초간 통화했다. 윤 대통령의 두 번째 통화(②)가 이뤄지는 사이 박 대령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보직 해임을 통보받았다.

윤 대통령은 ④오후 1시 25분 임기훈 전 비서관에 전화해 4분 51초 통화했다. 해당 통화 직후인 오후 1시 42분 임 전 비서관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 전화해 "경북청에서 전화가 갈 것"(유 관리관 청문회 증언)이라고 알렸다. 이에 따라 오후 1시 51분에 이뤄진 경북청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유 관리관은 "사건 접수가 아직 안 돼 기록을 회수해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건기록 회수 결정이 사실상 윤 대통령 통화(④)에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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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상병 기록 회수 직전... 윤석열→임기훈→유재은 통화 이어졌다

신범철 전 차관과의 통화는 신 전 차관이 전화를 걸고, 윤 대통령이 받는 '보고' 형식으로 이뤄졌다. 신 전 차관은 ⑤오후 1시 30분(8분 45초) 윤 대통령과 통화한 뒤 △유 관리관과 6차례 △김 사령관과 2차례 통화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신 전 차관은 채 상병 사건기록 회수가 최종 결정되고 군검찰 관계자들이 경북청으로 출발(오후 3시 30분)한 직후인 ⑥오후 3시 40분 윤 대통령에게 전화해 3분 36초 통화했다. 이후에도 ⑦오후 4시 21분, 10초간 짧은 통화가 이뤄졌다.

집중된 개인폰 통화... 우연인가

통화기록만 나온 상황이어서 윤 대통령이 국방장·차관, 국방비서관과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채 상병 사건과 무관한 통화였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른바 수사외압의 '빅데이' 당일에 통화가 유독 집중된 점 △휴가 중 휴대폰으로 직접 통화한 점 △통화 직후 관계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점을 고려하면, 단순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법률가인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처럼 일선 수사에 관한 불만을 스스로 직접 바로잡고자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검찰총장 시절 일선 검찰청에 할 말이 있으면 직접 지검장 등과 통화하는 등 조직 장악력이 높은 총장이었다. 형사소송법에 조예가 깊고 자부심 또한 높은 윤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처리가 군사법원법 개정 취지에 어긋났다고 판단해 잘못을 바로잡도록 직접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통신기록을 확보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당시 대통령실의 지시 내용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압의 주체를 이종섭 전 장관 등 국방부 수뇌부로 보느냐 대통령실로 보느냐에 따라, 직권남용 법리 구성은 180도 달라진다. 대통령실이 주체라면 이 전 장관은 직권남용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되는 셈이다. 국방부와 경찰 실무진을 조사해 지난해 8월 2일의 타임라인을 재구성하고 있는 공수처는 신 전 차관, 임 전 비서관, 이 전 장관 등 윤 대통령과 통화한 당사자들도 소환해 실체를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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