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강타한 ‘10대 돌풍’...크리스 김 연일 화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김주형(22) 이후 오랜만에 ‘10대 돌풍’이 일고 있다. 콘페리투어(2부) 역사상 최연소 커트통과 기록을 세운 마일스 러셀(15·미국)에 이어 ‘한국계’ 고교생 아마추어 크리스 김(17·잉글랜드)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다.
크리스 김은 지난 3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리고 있는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 스폰서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지난해부터 CJ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는 그의 첫 번째 PGA투어 대회다.
크리스 김은 대회 전까지만 해도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본 대회가 시작되자 그의 진가에 모두 깜짝 놀란 분위기다. 1·2라운드에서 각각 3타, 4타씩 줄이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4타를 기록한 그는 출전 선수 156명 중 공동 36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대회 역대 최연소 커트통과 신기록(16세7개월10일)으로, 기존 기록인 2010년 조던 스피스(미국)의 16세10개월을 약 3개월 앞당겼다.
크리스 김의 활약은 주말 라운드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5일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특히 225야드 거리의 4번홀(파3)에서는 홀인원에 근접한 정확한 샷을 뽐내기도 했다. 아이언으로 티샷한 공이 그린에 정확히 안착한 뒤 홀 방향으로 굴러갔지만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 아쉽게 홀인원을 놓쳤다. 사흘 연속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그는 김주형과 같은 공동 51위(8언더파)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다.
2007년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크리스 김은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프로 골퍼로 뛰었던 어머니 서지현 씨(49)의 영향을 받아 골프를 시작했다. 런던 근교의 골프클럽에서 티칭 프로로 일하는 어머니에게 직접 지도를 받은 크리스 김은 지난해 R&A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과 맥그리거 트로피 등 권위 있는 아마추어 대회를 차례로 제패하며 이름을 알렸다.
크리스 김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남자골프계의 ‘차세대 스타’로 확실히 떠오른 모습이다. 최연소 커트통과 소식에 이날 수많은 갤러리가 그에게 응원을 보냈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어린이 팬들의 사인 요청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팬들이 많은 대회에서 경기를 해보니 즐겁다”며 “응원을 받는 것이 조금 민망하고 쑥스럽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