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슈퍼팀 시대 끝났다… 스타들 쓸쓸한 퇴장
NBA 슈퍼팀 시대 끝났다… 스타들 쓸쓸한 퇴장
200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말까지 미국프로농구(NBA)를 평정했던 ‘슈퍼팀’ 우승 공식은 이번에도 통하지 않았다. 거물급 선수들을 우승 청부사로 데려왔던 팀들이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조기 탈락하며, 트렌드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는 평가다.
2023-2024시즌 NBA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준결승 첫 경기가 열린 5일, 대진표 어디에도 슈퍼팀들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듀란트-부커-빌’을 앞세운 피닉스 선즈를 비롯해, ‘아데토쿤보-릴라드’의 밀워키 벅스, ‘레너드-조지-하든’의 LA 클리퍼스, ‘제임스-데이비스’의 LA 레이커스까지 시즌 개막 전 기대를 모았던 팀들이 일제히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셨다.
들인 돈이 아까워지는 성적표다. 이들은 2명 이상의 스타 선수와 팀 샐러리의 30~35%에 육박하는 맥스 계약을 맺고 있다. 스타 선수 영입으로 팀 연봉의 90%가량이 찼지만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리그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비판에도 우승을 위해서라면 모험을 걸어볼만 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샐러리캡 과부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슈퍼스타 영입으로 벤치가 약해지면서 우승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경기력 면에서도 시간을 들여 조직력을 다져온 팀들에게 번번이 밀렸다. 2018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이후 슈퍼팀의 우승 도전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특히 피닉스는 올시즌 실패의 여운이 짙다. ‘듀란트-부커-빌’ 라인업과 미래를 맞바꿨기 때문이다. 브루클린 네츠에서 케빈 듀란트를 트레이드해올 땐 4장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2028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스왑권을 내줬다. 브래들리 빌을 영입할 땐 워싱턴 위저즈에 6장의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에,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스왑권도 4개나 넘겼다. 올해 우승에 ‘올인’ 했으나 정규시즌에서 ‘빅3’가 함께 뛴 경기는 41경기에 그쳤다. 6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뒤 1라운드에서 미네소타에 시리즈 전패를 당했다.
나머지 슈퍼팀들의 봄농구 성적표도 마찬가지다. 데미안 릴라드를 포틀랜드에서 데려오며 우승 도전에 나선 밀워키는 6번시드 인디애나에 2승 4패로 업셋을 당했다. 제임스 하든의 합류로 우승 꿈을 키웠던 LA 클리퍼스도 카와이 레너드의 부상 여파로 댈러스 매버릭스에 2승 4패로 밀렸다.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가 선전한 LA 레이커스 역시 디펜딩 챔피언 덴버 너기츠에 1승만 거둔 채 플레이오프를 마쳤다.
이누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