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배 빨라진 AI칩 ‘M4’ 탑재… 애플, 신형 아이패드 출시
애플이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온라인 ‘렛 루즈(Let Lose)’ 행사를 통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용 최신 칩 ‘M4’가 탑재된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다. 애플 제공
‘초당 38조회’ 연산처리 엔진
“가장 강력한 신경망처리장치”
AI 기술화 전쟁에 본격 참전
29개국서 출시… 한국은 미정
애플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용 최신 칩 ‘M4’가 탑재된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7일(현지시간) 출시했다. 전작 발표 이후 18개월여 만이다. AI 사업 전략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해온 애플이 초거대 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용 AI 추론 칩 개발 등에 돌입, 역공을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렛 루즈(Let Lose)’ 행사를 열고, 11·13인치 두 가지 크기의 신형 아이패드 프로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번 프로 모델에는 2세대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으로 제작한 시스템온칩(SoC)인 M4가 처음으로 장착됐다. M4는 AI 성능 향상에 방점이 찍혔으며, 기계 학습을 가속하기 위해 초당 38조 회에 달하는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춘 뉴럴 엔진(neural engine)이 탑재됐다. 속도도 자사의 최초 뉴럴 엔진(A11 바이오닉 칩)과 비교해 60배로 더 빨라졌다.
팀 밀레 애플 플랫폼 아키텍처 담당 부사장은 “뉴럴 엔진은 오늘날 어떤 AI PC의 신경망처리장치(NPU)보다 더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함께 출시된 ‘애플 펜슬’을 활용, 아이패드로 제작된 식당 개업 홍보물. 애플 제공
신형 아이패드 프로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이용한 ‘울트라 레티나 XDR’(Ultra Retina XDR)이 적용됐다. 지난 2022년 10월 출시된 전작에는 액정표시장치(LCD)가 사용됐으며 OLED는 그간 아이폰에만 탑재됐었다. 두 개의 OLED 패널을 조합, 화면을 최대한 더 밝게 해주는 ‘탠덤 OLED’ 기술도 접목돼 저조도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질 출력이 가능해졌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LCD 파상 공세에 맞서 프리미엄 디스플레이인 OLED 시장을 주도해온 한국 업계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격은 기본모델 기준 11인치는 899달러(약 122만 원), 13인치는 1199달러(약 163만 원)로 책정됐다. 이날부터 미국 등 29개 국가에서 주문할 수 있고, 오는 15일부터는 매장에 전시될 예정이다.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애플은 최근 초거대 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자체 개발에도 착수했다. 다음 달 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AI 반도체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와 자사 제품을 아우르는 AI 생태계를 갖추기 시작하면 앞으로 시장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애플까지 ‘빅테크 AI 반도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도 예상된다.
김성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