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1일 만에… 이태원특별법 통과까지 무슨 일이
여야가 합의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문화제에서 유가족들이 통과된 특별법 법안을 영정 앞에 올려놓은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뉴시스
핼러윈 참사는 지난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했다. 사건 직후 꾸려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11월 용산소방서장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국회 차원의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도 실시됐다. 참사 직후 이태원역 1번 출구에는 추모 공간이 설치됐다.
핼러윈 참사 유가족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건 그해 12월이다. 희생자 159명 중 90여 명의 유가족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를 만들었고, 희생자 명예 회복과 사고 원인 규명 등을 요구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설치됐던 추모 공간은 일대 상인·주민들의 요구로 철거됐다. 추모 공간에 있었던 국화와 추모 메시지 등은 녹사평역 합동분향소로 옮겨졌다.
유가족협의회는 작년 1월 광화문광장 세종로공원 안에 추모 공간을 설치하고 싶다고 서울시에 요구했다.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가족협의회는 그해 2월 참사 100일을 앞두고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행진을 시작해 광화문으로 향하던 중 시청 앞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했다.
유가족들은 작년 5월 어버이날 집회를 열었고, 10월 ‘1주기 시민추모대회’도 진행했다. 12월에는 국회 앞에서 오체투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그때마다 핼러윈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올해 1월엔 야당이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단독 처리했다. 여당은 야당의 일방 처리에 반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법안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영수 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를 합의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참사 발생 551일 만인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 통과는 결코 끝이 아니며 진실을 향한 걸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