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비선·총리 추천권 논란 속… 尹, 李에 전화 걸어 “쾌유하시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윤·이 회담’ 추진 과정에서 비공식 라인이 가동됐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 비서실장이 용산과 협의하고 진행한 게 전부”라고 일축했다. 전날 대통령실에 이어 이 대표도 ‘비선 논란’에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병원 치료를 위해 휴가를 낸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쾌유를 기원했다. 지난달 29일 윤·이 회담이 열린 지 9일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윤·이 회담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직접 부인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도 “당은 임 교수를 메신저로 인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임 교수와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윤·이 회담의 가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 추천을 요청하고, 차기 대선에서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만한 인사는 인사 개편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대통령실은 즉각 “물밑 채널이 아니라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란 공식 채널로 회담 준비를 해 왔다”고 반박했다.
윤·이 회담에 배석하지 못했던 국민의힘의 ‘패싱 논란’에 이어 윤 대통령이 총리 인선을 민주당과 협의했다는 주장이 전해지자 당내에서는 격앙된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루 평균 수십건의 글이 올라왔던 국민의힘 공식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이 보수를 배신했다”, “탈당해야 한다” 등을 포함해 수천건의 항의성 게시글이 올라왔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비선 논란에 대해 “황당한 이야기”라며 “본인들이 그 정도로 중요한 직책을 자기에게 위임했다고 착각한다면 국민이 속은 기분이 안 들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의 측근인 신평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없는 일을 있는 것처럼 꾸며내 기가 막힌다”고 썼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건강을 염려하는 안부 인사를 건넸다고 이 대표 측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