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종전 원한다” 이스라엘 “수용 못해”
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라히야에서 한 남성이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앞에서 소지품을 들고 있다./AFP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이후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대표단이 지난 4일부터 휴전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종전’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마스는 휴전이 아닌 종전을 요구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5일 AFP에 따르면 전날 하마스 대표단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카타르·이집트·미국 측 협상 중재단을 만났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6일 이집트를 통해 하마스 측에 새 휴전 협상안을 전달했으나, 이날 카이로 회담장에 직접 오지는 않았다. 당초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하마스 측은 “‘긍정적 입장’으로 새 휴전 협상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이날 회담 종료 후 하마스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를 포함한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명시하지 않은 휴전은 어떠한 상황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개인적 이익 때문에 휴전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역시 이날 회담 직후 하마스를 비판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외신에 “우리는 전쟁 종식에 동의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하마스는 여전히 이스라엘이 모든 협상 조건과 함께 전쟁 종식에도 동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하마스의 ‘종전 고집’으로 중간 단계가 될 수 있는 휴전조차 합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휴전 협상과 관계 없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남은 하마스 잔당 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휴전 협상엔 걸림돌이다.
한편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위기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4일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가자지구 북부엔 전면적 기근이 발생했으며, 점차 남부로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내 식량 부족이 글로벌 식량 표준 지표인 통합식량안보단계(IPC)가 규정한 최고 단계인 ‘기근’ 수준으로 치달았다는 뜻이다. IPC는 식량 위기의 단계를 정상·경고·위기·비상·기근 등 5개로 분류한다. ‘기근’ 단계는 한 지역에서 전체 가구의 최소 20%가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고, 1만 명당 2명이 매일 기아와 영양실조, 질병의 영향으로 사망하는 환경에 해당한다. 신디 매케인 WFP 사무총장은 NBC에 “이것은 공포다. 이들에게 식량을 제공할 수 있도록 휴전이 빠르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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