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EBS이사장 업추비 수사·징계…검찰총장 식사접대비는?"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이 이원석 검찰총장의 농협관계자 식사접대에 대해 “업무범위 내에서 진행된 것으로 비용집행에 문제가 없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총장 감찰을 요구한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전 법무부 감찰담당관)는 이 같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의 회신을 유시춘 EBS 이사장의 업무추진비 부정사용 의혹을 수사 중인 의정부지검에 제출할 예정이다.

임은정 검사 (사진=연합뉴스)

임 검사는 2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이 윤석열 정부 들어 고초를 겪고 있는데, 유 이사장 역시 제게 보낸 꽃바구니 등이 문제가 되어 검찰 수사 의뢰되어 최근 압수수색을 당하고, 방송통신위원회 해임 의결을 앞두고 있다”며 “꽃바구니 수령자이자 검찰 구성원으로 미안해서 몸 둘 바를 모르고 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2022년 12월 임 검사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상 특별상을 받았을 때 축하 꽃바구니를 보냈다고 한다.

임 검사는 최근 이원석 검찰총장의 농협관계자 식사 접대에 관한 감찰을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요청했으며 ‘문제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임 검사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회신을 유 이사장을 수사하는 검찰청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임 검사에 따르면, 이 총장은 2008년 법무부 법무심의관실에 근무하던 시절 민사 법령을 담당하며 알게 된 농협관계자 5명을 지난달 8일 대검으로 초대해 오찬을 했으며 오찬 사진과 소개글이 검찰 내부망 ‘검찰총장 게시판’에 게재됐다.

임 검사는 “국민권익위원회 등지에서 유 이사장 등 전 정부 임명 기관장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들여다보며 업무관련성을 아주 박절하게 해석하고 불법 운운한다던데, 그 잣대라면 15년 전 법무부 법무심의관실에서 알게 된 관계자들을 수사기관인 대검 예산으로 접대한 행위도 수사하고 징계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임 검사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의 회신과 관련해 “답변이 워낙 짧아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유 이사장 등 전 정부 인사에 대한 수사와 징계 건과는 달리 ‘통상적 업무 범위’를 너무 넓게 해석해주는 게 아닌가 싶어 갸우뚱하다”며 “아무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그래도 된다고 답변한다”고 했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1일 “관련 부서 확인 결과, 해당 행사는 통상적 검찰 업무의 범위 내에서 진행된 것으로, 관련 비용의 집행에 문제점이 없어 귀하의 민원을 종결함을 알려드린다”고 회신했다.

임 검사는 “저도 이명박 정부 시절 이원석 선배와 같이 법무심의관실에 근무했는데, 그때 업무상 알게 된 보건복지부·법제처 등 타 기관분들과 아직 연락하고 지내고 더러 만난다”며 “수사비카드로 계산하지 않았고,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회신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임 검사는 “저는 임은정일 뿐 ‘이원석’이 아니니 다시 박절하게 해석할 테고, 검사선서에 나오는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검사’라면 유 이사장 등 전 정부 기관장들과 현 정부 기관장들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석 검찰총장(왼쪽), 유시춘 EBS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지난달 30일 유 이사장 사무실, EBS 이사회 사무국, EBS 감사실, EBS 재무회계부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4일 권익위는 유 이사장 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고, 업무추진비를 부정하게 사용한 의혹이 있다며 관련 내용을 방송통신위원회와 대검찰청에 이첩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유 이사장 해임 전 청문을 진행했다.

유 이사장은 “누구에게도 청탁하지 않았다. 오직 EBS의 빈약한 공공재정을 확충하고 청소년들이 양질의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진력했다”며 “업무추진비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사용했으며 사적인 용도로 쓰지 않았다. 코로나로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던 시기 일산의 집필실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음식과 선물 등을 구입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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