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조롱 아닌가요?"...'검은색' 화장품에 뿔난 흑인들

글로리아 조지 틱톡 갈무리

미국의 한 화장품 업체가 말 그대로 ‘검은색’ 파운데이션을 출시해 논란이 됐다.

8일(현지시각) 미국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화장품 회사 유스포리아가 흑인용 파운데이션으로 출시한 색깔이 인종차별로 논란이 됐다.

첫 논란은 지난해 9월 흑인 뷰티 인플루언서 글로리아 조지는 유스포리아가 출시한 가장 어두운 파운데이션 색상을 소개하며 촉발됐다. 해당 파운데이션은 가장 어두운 색인데도 조지의 얼굴엔 지나치게 밝았다. 조지의 소개 영상으로 유스포리아사는 인종의 다양한 피부 색조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스포리아사는 지난 3월 파운데이션 색상을 10가지 더 내놓았다. 온라인에서 나온 비판을 수용한듯 다양한 색상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번엔 파운데이션 중 하나가 ‘구두약’처럼 까만색이어서 논란이 됐다. 이 색상은 ‘600 딥 뉴트럴’이라는 색이었으나 음영 표현을 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검은색’이었다.

조지는 “매우 역겹고 무례하다”면서 해당 제품을 혹평했다. 그녀는 “우리는 더 어두운 갈색 파운데이션을 요청한 것이지 ‘민스트럴’ 쇼에 나오는 검은색을 요청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스트럴쇼는 19세기 미국에서 유행했던 코미디로 얼굴을 까맣게 칠한 백인이 흑인 노예 흉내를 내는 쇼다. 이 쇼 때문에 미국에서는 백인이 검은색으로 얼굴을 칠하는 ‘블랙 페이스’ 분장을 인종차별로 본다.

흑인의 피부색에 맞추기 위해서 색을 개발한 게 아니라 그냥 검정 색소를 넣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온라인에서는 파운데이션에 흰색 물감을 섞어보니 ‘회색’이 되는 영상도 공유됐다. 해당 제품이 진한 갈색이라 검은색처럼 보였다면, 흰색을 섞었을 땐 밝은 갈색이 되어야 맞다.

조지의 소개 영상이 인기를 얻으면서 “흑인의 피부색은 실제로는 새까만 색이 아니지만 관념적으로 ‘블랙(black)’이라고 부르는데, 화장품을 말 그대로 ‘까만색’으로 낸 것은 흑인을 조롱하기 위해 일부러 출시한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왔다.

CNN은 유스포리아가 이번 논란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