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자랑하려고 출전하나”… 中 육상선수에 비난 쏟아진 이유
지난달 20일 화려한 화장을 한 채 출전한 우옌니. /SCMP
중국의 유명 육상선수가 화려한 화장을 한 채 경기에 출전했다가 현지 온라인상에서 비판받았다. 특히 해당 경기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외모에 신경 쓸 시간에 더 연습하라”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유명 육상선수 우옌니는 지난달 20일 중국 남동해안 샤먼에서 열린 2024년 다이아몬드 리그 대회 여자 100m 허들에서 13.04초로 결승선을 넘었다.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10위에 그치는 성적이었다.
이날 우옌니는 거의 ‘맨얼굴’인 다른 선수들에 비해 확연히 짙은 화장을 한 채 등장했다. 눈 밑에 별 모양 반짝이를 붙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머리핀과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착용했다.
이를 두고 현지 온라인상에선 우옌니를 향한 비난 여론이 조성됐다. “운동선수는 외모가 아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사람들은 당신의 외모가 아니라 경주를 보러 온다. 그 과정과 결과를 높이 평가하는 것” “관객은 외모가 아닌 결과에 관심을 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중국 관영 매체 관찰자망 산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우옌니는 본업에 집중하고 더 겸손할 필요가 있다”며 “자기 맡은 일을 우선으로 하고, 그 뒤에 개인적인 취향을 드러내야 한다. 이는 비단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학생이든 회사원이든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우옌니가 연예인이라면 화장하든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든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프로 운동선수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운동선수의 몫”이라고 했다.
2024년 다이아몬드 리그 대회에 출전한 우옌니. /바이두
다만 우옌니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외모를 가꿔야 자신감이 생긴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우옌니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결과와 관계없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그것은 나의 자신감을 북돋우고 나에게 동기를 부여해 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쟁자들이 너무 빨랐다. 경기 시작부터 리듬이 깨졌고, 따라잡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고 했다.
한편 우옌니는 여자 100m 허들에서 중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8월 중국 남서부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FISU 세계 대학 게임(구 유니버시아드)에선 12.76초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획득하고 파리 올림픽 티켓을 확보했다. 다만 같은 해 10월 1일 동부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는 부정 출발로 실격됐다.
발랄하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현지에선 ‘육상 여신’으로 알려져 있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종종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한다. 최근엔 세리머니 중 팔에 문신이 포착돼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는데, 당시 우옌니는 “문신을 통해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싶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