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어쩌나…애플마저 자체 AI 칩 개발 소식
엔비디아 어쩌나…애플마저 자체 AI 칩 개발 소식
애플이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가 실행되도록 설계된 칩을 자체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닥 5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중심의 자체 AI 칩 개발 경쟁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AI 칩 분야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표정 관리’가 어렵게 됐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수년 전부터 데이터센터용 AI칩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 일환으로 내부코드명 ‘ACDC’를 진행해왔다고 전했다. WSJ는 “애플이 개발하는 칩은 AI 모델을 실행(추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애플이 AI 칩을 공개할지 여부와 시점은 불확실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다만 다음달 애플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관련 AI 발표가 나올지 기대되는 분위기다.
주요 빅테크 중심으로 엔비디아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의 참전 소식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산업 생태계가 AI로 재편되고 있음에도 관련 제품, 서비스를 내놓지 않으면서 “기술주보다는 가치주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아 온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메타 플랫폼은 자체 칩으로 실행되고 있는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 맥 등 기기에 자체 개발 칩을 넣어오는 등 다른 빅테크에 비해 비교적 칩 개발 성공 역량이 풍부한 만큼 AI 칩 개발의 성과가 애플의 중요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애플의 자체 AI 칩 생산 파트너로는 대만의 TSMC가 꼽힌다.
엔비디아는 매출에서 주요 빅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나스닥 5대 빅테크가 모두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는 건 악재로 작용한다. 대규모언어모델(LLM)과 같은 생성 AI 시스템은 데이터 센터를 통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인데 지금까지는 이 시장의 80% 이상을 엔비디아가 차지하고 있다.
주요 외신은 2010년 산업 생태계가 모바일 시대로 전환됐을 때 주요 고객사의 자체 칩 개발 흐름으로 인텔 지배력이 약화된 사례를 조명하며 엔비디아도 비슷한 선례를 밟을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내놓고 있다.
변선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