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김도영의 성장과 휴식, 그리고 144경기···이범호 감독에게는 계획이 있다
KIA 김도영이 타격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도영(21·KIA)은 올시즌 목표를 말할 때, 늘 ‘풀타임 출전’을 가장 먼저 이야기해왔다. 데뷔 뒤 지난 2년 동안 부상 등의 이유로 시즌을 처음부터 끝까지 치러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아쉬웠던 점이기에 풀타임을 뛰어보고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고 싶다고 했다.
KIA는 7일까지 35경기를 치렀다. 김도영은 이우성과 함께 이 3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폭발적인 4월을 보냈다. 월간 10홈런과 10도루를 동시에 기록하면서 기대 이상의 출발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도 쏟았다. 리그의 주목을 한몸에 받아 쏟아지는 인터뷰 등 경기 외의 부수적인 일정도 소화했다. 처음으로 보여준 장타력에 30홈런-30도루를 기대하는 시선까지 몰린 것은 조금 부담이 되는 듯도 보인다. 상대 집중 견제도 넘어야 할 산으로 등장했다.
장타를 치면서도 달리는 유형의 타자인데 정신적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서 김도영이 잠시 주춤했던 지난 며칠 간,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에게 휴식을 줘야 하지 않느냐”는 주변의 말을 꽤 들었다. 그러나 단호하다.
KIA 김도영이 타격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이범호 감독은 “초반 20경기 정도까지가 꽤 힘들다. 그러고나면 80경기까지는 몸이 적응해서 그렇게 힘들지 않다. 이제 35경기를 했다. 지금은 체력적으로 지쳐서 이렇다 저렇다 할 때가 아니다”며 “선발 출전은 계속 하지만 경기 후반 상황에 따라 7회 이후에 빼기도 하면서 적절한 휴식을 주고 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꾸준히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김도영도 지금은 경기를 쉬고 싶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타격코치였던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파워에 일찍이 주목했다. 타구를 띄워치기만 해도 달라질 수 있다는 조언을 던졌고 김도영이 잘 소화해내면서 시즌 초반 ‘홈런타자’로 거듭나는 성과를 거뒀다. 데뷔 3년차지만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해본 적 없는 김도영을 완전한 주전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올시즌 이범호 감독의 여러 목표 중 하나다. 여러가지 상황적으로 김도영이 ‘피곤’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는 이범호 감독은 그 또한 성장하는 데 거쳐야 할 과정이라 여기고 있다.
KIA 김도영이 승리 뒤 이범호 KIA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체력적인 문제가 생길 시점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범호 감독 스스로가 현역 시절 전경기 출전을 여러 번 경험했기에 잘 알고 있다. 2019년 은퇴한 이범호 감독은 144경기 체제에서 선수 생활을 가장 많이 한 감독이다.
김도영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휴식은 보다 시간이 지난 여름, 70~80경기 정도 지난 시점에서 주어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김도영이 전경기 출전도 하고 싶어할 수 있다. 하지만 144경기 체제에서 선수들에게 전경기 출전은 권하고 싶지 않다. 나도 뛰어봤지만 135~140경기만 뛰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KIA의 새로운 슈퍼스타 김도영은 지금 이범호 감독의 넓고 긴 시야 안에서 관리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대구 | 김은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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