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0년 모은 재산 털렸다…케이삼흥의 기막힌 '폰지사기'

[단독] 30년 모은 재산 털렸다…케이삼흥의 기막힌 '폰지사기'

“돈을 한 푼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가장 밑바닥(마지막 단계)이라 힘들겠죠.”

경북 영주시에 사는 임 모씨(57)는 2년 전 지인 소개로 부동산 투자 기업인 케이삼흥을 통해 투자를 시작했다. “매달 자동으로 수익금을 지급해주겠다”는 유혹에 빠진 임 씨는 6개월 단기 투자 상품에 1000만원을 입금했고, 업체로부터 매달 20~30만원의 수익금을 지급받았다. 6개월이 지나자 업체는 수익금과 함께 원금도 모두 되돌려줬다.

‘다단계 사기가 아닐까’란 의심도 했지만, 의심은 눈 녹듯 사라졌다. 임 씨는 지난해 말 전 재산 4억여원을 투자하고 업체로부터 변제기일이 적힌 차용 각서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부턴 수익금과 원금이 모두 지금이 끊겼다.

임 씨는 “30년 동안 일하면서 아끼고 모은 전 재산인데,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며 속상해했다.

경찰이 수천억 원 규모의 부동산 투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있는 부동산 투자 업체 회장과 일당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해당 업체의 대표는 20년 전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친 경력이 있는 인물로 확인됐다. 재범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기에 대규모 사기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지보상 투자’ 앞세운 폰지사기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부동산 투자 업체 케이삼흥 김모 회장과 그 일당을 수사 중이다. 김 회장은 부동산 투자 사업을 근거로 투자자들에게 과도한 수익을 보장한 뒤 불법 다단계 사업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케이삼흥은 직원과 투자자들을 상대로 모집 수당과 직급별 수당 등을 제공하는 등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의 전형적 수법을 썼다.

[단독] 30년 모은 재산 털렸다…케이삼흥의 기막힌 '폰지사기'

이 회사는 2021년 설립됐다. 부동산 투자 플랫폼을 표방한다. 이들은 정부가 개발하는 용지를 미리 매입한 뒤 수 개월~수 년 뒤 정부와 공공기관에 소유권을 이전해 보상금을 받는 ‘토지보상투자’ 방식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2021년 300억이던 매출액은 1년 새 2000억원까지 늘며 7배 이상 급성장했다. 이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광주, 전주 등지에 지사를 두고 지난해까지 전국 7개 지사로 확장했다. 20명으로 시작했던 직원은 올해 초 350여명까지 불어났다.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정부 유관기관과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라며 안전하다고 꼬드긴 뒤, 월 2% 이상의 수익금을 배분해주겠다는 식으로 투자를 유도했다. 투자자는 대부분 50대 이상 중장년층들이었다. 업체는 지난 몇 년간은 수익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했다. 피해자 김모 씨(76)는 “3개월짜리 상품처럼 단기간 투자로도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노후 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모두 업체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 3월 12일부터 무더기 수익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수익금과 원금을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회사에 반환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돌려주지 않고 있다. 한 개 지점에서 시작된 미반환 사태는 전 지점으로 확산됐고, 케이삼흥은 7개 지사 중 3개 업체를 폐업하며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 한 서울 지사의 임원 A씨는 “현재 인천 부평지사를 제외하곤 본사를 포함한 나머지 지점들도 폐업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신규 투자자의 투자금을 받아 기존 투자자의 투자금을 돌려막는 폰지 사기 형태로 업체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직급이 높아질수록 더 높은 수익금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투자자들과 차장 직급은 원금의 2%를 매달 수익금으로 지급하고, 팀장·본부장 직급은 0.5% 추가, 상무-전무-부대표-대표는 직급에 따라 2~10% 추가된 수익률을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 30년 모은 재산 털렸다…케이삼흥의 기막힌 '폰지사기'

김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직원들이 배당금을 많이 줘야 일하니 어쩔 수 없이 다단계 구조로 사업을 형성했던 것”이라며 “3~4년 지나야 수익구조가 만들어지다 보니 현재 회사 자체 수익이 적어 투자자들의 원금을 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사기가 아니라 사업에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실체 없는 투자”…수법만 바꿔 20년만에 반복된 사기 피해자들은 케이삼흥이 업체가 표면적으로 부동산 투자업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체가 없는 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금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입한 부지가 적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삼흥은 지난해 1328여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반면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을 포괄하는 비유동자산은 54여억원 뿐이었다. 피해자 모임 관계자는 “케이삼흥은 업체는 별도의 현금흐름표도 공개하지 않았다”며 “작년 매출액이 3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뒤로 빼돌린 돈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독] 30년 모은 재산 털렸다…케이삼흥의 기막힌 '폰지사기'

김 회장은 20여년 전 일정 구역의 토지를 한번에 구입한 뒤 이를 쪼개 다수의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기획부동산’ 사업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회장은 2003년 5개 계열사를 지닌 S그룹을 만들며 대대적인 기획부동산 사업을 벌였다.

S그룹은 피해자들에게 매입가의 5∼6배에 땅을 팔았다. 남은 차익은 담당 임원들에게 정해진 비율대로 분배했다. 김 회장은 결국 해당 사업으로 투자자들로부터 210억원을 챙기고, 회삿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사기 범죄 재범률↑…”사기꾼들, 사기 처벌이 약하단 점 이용” 사기 범죄는 재범률이 높은 범죄로 손꼽힌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지난 6년간(2016년~2021년) 확정 판결문 2061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동종·이종 범죄를 포함한 사기 범죄의 재범률은 6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당했던 피해자들이 다시 당하는 경향도 있다. 반복되는 사기 사건의 경우 약 40%가량이 동일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저지르는 범행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한번 형성된 신뢰 관계로 인해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못 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복된 사기 피해가 발생에도 이들을 제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한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반복되는 사기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는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기 범죄 발생 당시 원인과 동기를 명확히 파악해 엄격한 잣대를 바탕으로 범죄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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