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아냐, 앞으로 잘해보자"... 이태원 특별법 통과에 눈물과 박수
“끝 아냐, 앞으로 잘해보자”… 이태원 특별법 통과에 눈물과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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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 전광판에 비로소 ‘합의’의 숫자가 나타났다. 5분 만이었다. 여야가 함께 의논하고 유가족협의회가 수용한 ‘이태원 특별법’이 참사 발생 후 552일째 되는 날에야 국회를 통과했다. 재석 259명, 찬성 256명, 반대 0명, 기권 3명. 넉 달 전인 지난 1월 야권 주도로 처리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특별법(재석 177명, 찬성 177명)과 달리 이번엔 여야가 함께 뜻을 모은 결과였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태원 특별법)’이 처리되는 순간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두 눈을 꼭 감고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울음을 터뜨리거나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닦기도 했다.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표결 직후 가족들과 함께 조용히 박수를 치다가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악수를 나눴다.
이날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참사 발생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출범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유가족들은 “특별법상 특조위 권한이 축소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앞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넉 달 전과 달리 이번만큼은 정부와 국회가 특조위 구성 및 설치에 협력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초록색불 가득 전광판… “고생했다”, “아직 끝 아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20여 명은 앞서 오후 2시 18분 국회 4층 본회의장으로 들어서며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이태원 참사를 상징하는 보라색 점퍼를 입고 방청석 세 줄에 걸쳐 자리한 유가족들은 특별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나누던 대화를 멈추고 긴 침묵을 이어갔다. 회의장에 하나둘 입장하는 의원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유가족들이 앉은 자리를 둘러싼 취재진들의 카메라 플래시 소리가 방청석의 빈 공기를 메웠다.
오후 2시 29분께 이태원 특별법이 상정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교흥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회의장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김 위원장은 “오늘이 참사 발생한 지 552일째 되는 날인데 이제야 여야 합의로 법안을 처리하게 돼 죄송하다”며 “유가족들의 양보가 있었기에 여야가 합의에 다다를 수 있었다. 진상이 명명백백히 규명돼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밝혀내고 안전 사회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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