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해제 위해 공금 손대…성락교회 내부분열 점입가경

이단 해제 위해 공금 손대…성락교회 내부분열 점입가경

서울성락교회 전경 모습. 서울성락교회 홈페이지 캡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합동·고신 등 한국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서울성락교회의 담임목사 김성현씨가 이단 해제 목적으로 교회 공금 4억원을 청탁금으로 사용했다가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김씨 측과 김씨를 반대하는 성락교회교회개혁협의회(교개협)의 내부 분열이 심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7일 서울성락교회 및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관련 부정 청탁 공판을 열고 김씨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한기총 사무총장으로 지낸 윤모씨에게 교회 공금을 부정 청탁 목적으로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한기총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윤씨는 김씨에게 이단 해제와 관련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같은 요청에 응했다. 그는 이단에서 벗어나고자 3차례에 걸쳐 윤씨에게 4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공소시효가 남은 5000만원에 대해서만 재판이 이뤄졌다.

법원은 김씨에게 불법 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유죄로 판결했다. 불법 영득 의사는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재물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서울성락교회는 김기동(1938~2022)씨가 담임목사로 있을 당시 기독교한국침례회를 비롯해 예장고신·합동·통합 등 한국 주요 교단으로부터 신론 기독론 계시론 창조론 인간론 사탄론 등의 사유로 이단으로 분류된 곳이다.

교회는 현재 두 진영으로 갈라선 상황이다. 사유는 이렇다. 2016년 교개협 진영 측은 당시 담임목사였던 김기동씨의 성추행 등 여러 의혹과 잘못에 대한 사과와 교회의 개혁을 요구했으나 김씨가 이에 응하지 않아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2024년 2월 교회는 현재도 교개협과 김씨 측으로 분열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단 해제 위해 공금 손대…성락교회 내부분열 점입가경

과거 서울성락교회 교회개혁협의회 측이 낸 성명. 국민일보 DB

지난해에는 김씨 측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어났다. 성락교회혁신재건위위원회(재건위)가 내부에 들어섰는데, 재건위는 김씨의 독단적 행동으로 교회와 성도들이 피해를 감당하고 있다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교개협과의 분열이 봉합되기도 전에 김씨 측에서는 또 다른 분열 사태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단·사이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서울성락교회의 분열을 가속화할 것으로 진단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정성이 담긴 사과를 건네며 이전 잘못된 교리를 가르친 것에 대한 회개를 촉구했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판결로 인해 분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성락교회는 현재 말로에 다다랐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작금의 상황에서 교개협이 김씨 측에 반기를 들면서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 이단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지금이라도 교회가 과거 보였던 여러 의혹과 문제에 대해 시인하고 진정한 사과를 전해야 한다. 또 이단 개종 교육을 통해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교회도 서울성락교회 등의 이단 회복에 관심을 두고 이들을 돕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동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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