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기 있었을 수도…" 시청역 역주행 사고현장 찾아 추모

"우리 아들과 동갑인데"…국화 놓고 묵념하며 명복 빌어

시청역 인근 사고 현장 찾은 시민

(서울=연합뉴스) 안정훈 기자 = "돌아가신 분이 제 아들하고도 동갑이었어요. 젊은 나이에 희생된 게 마음에 안 좋아서 한 번 꼭 들러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애도의 마음으로 찾았습니다."

2일 오후 비가 세차게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중구 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성남(69)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여기 횡단보도는 사람이 늘 몰려있는 지역"이라며 "어떻게 자동차가 그렇게 달렸는지…"라고 말했다.

전날밤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 현장 인도에는 충격 여파로 통째 뽑혔던 철제 안전 펜스가 대부분 철거되고 간이 울타리가 세워져 있었다. 전날 사고의 참혹함을 짐작케 하듯 현장 한편에는 찌그러진 오토바이가 번호판도 없이 놓여 있었다.

사고 현장에 남아있는 펜스에는 '애도를 표하며 고인들의 꿈이 저승에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쓰인 메모가 붙어있었다. 메모 아래로는 시민들이 놓은 조화가 수북이 놓여있었다.

길을 가던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헌화하거나 현장 사진을 찍으며 각자만의 방식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사고 현장에 붙어 있는 추모 글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조일화(61)씨는 헌화하고 묵념한 뒤 "바로 여기 내가 있을 수 있다는 확률이 50% 이상이었다"며 "어떻게 일방통행인데 역주행이 되고…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조씨는 "우리 사무실에도 늦게 퇴근하시는 분도 계셔서 혹시 몰라 깜짝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근무 중에 잠시 짬을 낸 듯 앞치마를 입은 채 헌화를 하러 온 중년 여성도 있었다. 이 여성은 "(피해자가) 가족 같아서 슬퍼서 왔다. 우리도 갑자기 그럴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전날 사고를 직접 목격했다는 직장인 이승현(29)씨는 "사거리 한 가운데서 피해자가 심폐소생술을 받는 것을 봤다"며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서 다시 현장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9시 27분께 A(68)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후 일방통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왼편 인도로 돌진, 9명이 사망하고 A씨를 포함해 6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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