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군복을 모욕하지 말라

[기고] 군복을 모욕하지 말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증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청문회를 보면서 눈과 귀를 의심한 것은 물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자리에 선 전직 국방장관은 평생을 군에 헌신한 퇴역 군인이고, 몇 사람은 군복을 입고 있는 현역 군인이다. 청문회에서 그들을 조롱하고 더 나아가 군복을 희화화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온 국민에게 전달됐다.

군대는 국가를 방위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라는 숭고한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군인에게 군복을 입히고 계급을 부여하며 일사불란한 명령 체계 하에서 움직이도록 한다. 얼마 전 정부는 6·25전쟁 74주년을 맞아 90세가 넘은 노병을 포함한 3만6000여 명의 참전 용사에게 ‘영웅의 제복’을 지급했다. 앞으로 17만여 명의 월남전 참전 용사에게도 ‘영웅의 제복’을 지급할 예정이라 한다. 풍요로운 대한민국에서 유명 브랜드도 아닌 유니폼이 웬 대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들에게 지급될 제복은 단순한 옷 그 이상의 자부심과 명예로움을 상징한다.

실험에 의하면 사람은 입고 있는 옷에 따라 행동이나 심리에 변화가 생긴다. 이를 ‘제복 효과’라고 한다. 제복은 동료의식을 강하게 만든다. 또한 임무 수행력을 높이고 구성원들의 귀천이나 능력을 내세우지 않으며, 자긍심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은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이라고 공언하고 핵무기 고도화를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김정은은 러시아 푸틴과는 군사동맹과도 같은 조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오물 풍선 수백 개를 보냈고, GPS 교란을 통한 도발로 우리 선박과 항공기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군사분계선 일대에 지뢰를 매설하고 대전차 장벽을 설치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조만간 북방한계선(NLL)을 무력화하는 자체 해상 국경선을 설정하고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본다.

이렇듯 엄중한 상황에서 50여만 명의 국군 장병은 땅에서, 바다에서, 하늘에서 적의 도발에 맞서 ‘즉각 강력하게 끝까지’라는 필사즉생의 각오로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있다. 청문회에서 모욕당하고 희화화한 군 장성들을 부하들이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영(令)이 바로 서겠는가? 군복의 신성함을 모독하고 군 장성들을 모욕함으로써 군의 위상을 추락시킨 것은 상명하복이라는 군의 특성을 무시한 것이다.

우리가 군복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위기에 빠졌을 때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군인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져야 한다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기 때문이다. 이 명령에 대해 군을 천직으로 여기고 있는 군인들, 특히 장성을 포함한 직업 군인들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을 최고의 자랑과 명예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일신상의 영달과 안일을 과감하게 멀리해야 한다. 또한 당당해야 한다.

국가가 부르면 기꺼이 목숨을 던지고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으면 자신을 던져 희생하는 사람들을 MIU(Men In Uniform)이라고 한다. 바로 군인· 경찰·소방관 등과 같은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다. 6·25전쟁에 특수부대 중대장으로 참전했던 랠프 퍼킷 주니어 미 육군 예비역 대령에 대한 지난 4월 조문 행사에서 미 하원의장은 “퍼킷 주니어 대령의 모토는 ‘그곳을 지키라(Be there)’였다”고 말했다. 1950년 11월 추웠던 한국 땅을 지켰던 참전 용사에게 진심 어린 예우를 한 것이다.

군인에게 국민이 줄 수 있는 자양분은 바로 ‘사기’다. 군인에게 무료로 커피를 주는 카페 주인이나 자식 같다며 밥값을 대신 지불해 주는 이름 모를 신사처럼 군복 입은 것을 자랑스럽게 만들어 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 노병들의 수고와 헌신에 국민이 박수를 쳐주는 모습을 군인들은 마음속에서 절규하듯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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