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석유화학업계 기업 신용도 '충격'…업황 부진 여파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신용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에서는 신용등급 하향으로 인해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그 영향으로 또다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말 일제히 롯데케미칼·한화토탈에너지스 등 국내 일부 석유화학 기업들의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을 하향조정했다.
구체적으로,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하고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하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도 롯데케미칼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부진한 실적으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하, 영업현금창출력 약화 등의 사유로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평가받았고, 실적이 회복되더라도 그 수준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됐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NICE신용평가의 ‘석유화학사 2024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은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수요 회복에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중장기 사업경쟁력 저하에 따라 실적 부진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러한 산업환경 변화를 고려했을 때 일부 석유화학 기업들의 사업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 햐향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공급 과잉,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기 부진, 고유가에 따른 원가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을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및 플라스틱 규제 움직임에 따라 친환경 전환도 요구받고 있어 ‘위기’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올해 하반기 중국 이구환신 정책 등의 영향으로 석유화학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신용평가사에서는 그 역시 과거 호황기 수준에 비하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황 반등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부 석유화학 기업들의 사업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 하향조정으로 인해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하향조정 되면 부채위험이 증가하고, 그 과정에서 신용등급이 추가적으로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 신용등급 하향조정 기조가 반복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