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 극단 선택 뒤에 '29일간 36차례' 악성 민원 압박있었다
27일 극단 선택한 부산시 교육청 소속 장학사가 '내부형 교장 공모제' 관련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밝혀졌다. ⓒ 박비주안 기자
[프라임경제] 지난달 27일 경남 밀양에서 극단 선택한 부산시 교육청 소속 장학사 A(48세, 여)씨의 소식에 교육계가 침통해하고 있다. 교직 경력 24년 차인 장학사 A씨가 갑자기 숨진 채 발견된 원인 중 하나도 '민원 폭탄'이 지목됐다. A장학사가 부산광역시 교육청 중등 교장 공모제 업무를 담당하던 중 최근 '내부형 교장 공모제' 관련 민원에 지속적으로 시달려 온 것으로 밝혀져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소재의 Y중학교는 오는 8월 31일 내부형 교장 공모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 5월 재신청했으나 탈락했다. 이후 무자격 교장은 계속해 불만을 표했다 .실제 국민신문고에는 29일간 총 36차례에 걸쳐 'Y중학교 내부형 공모제 교장 미지정 재검토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됐다. Y중학교 교장은 지난 5월과 6월 사이 수차례 교육청을 직접 찾아 미지정 답변을 요청하고, 교장실 전화를 이용해 담당 장학사에게 7차례 전화하는 등 압박을 가하다 급기야 A장학사의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 수차례 항의 전화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장학사는 최근 유족과 동료 교직원들에게 이번 민원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장학사는 지난 26일 교장 공모 2차 심사 후 27일투터 연락이 안돼 실종신고를 했지만 결국 안타까운 모습으로 발견됐다. 평소 일처리도 빠르며 동료 직원들과도 원만하게 잘 지낸 우수한 직원이었으며, 2주 뒤 가족 여행을 준비하던 중 일어난 사고라 안타까움이 더 커진다. 부산 교육계 한 관계자는 "무자격 공모제 교장이 정년퇴직을 1년 앞두고 앞날이 창창한 장학사를 몰아부쳐 생긴 참담한 사건"이라면서 "민원 공무원도 누군가의 아들 딸이라는 생각을 해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부산시 교육청도 입장 발표를 예고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교육청 내에서 장학사 사망에 대해 업무와의 관련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사건 관련 내용을 파악해 수일 내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