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보다 못했던 투수도 ML에서 429억 버는데…NC의 한숨 "외국인 상한액이"

▲ 페디 ⓒ곽혜미 기자

▲ 페디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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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소공동, 김민경 기자] “우리가 원해도 상한액이 있다 보니까….”

NC 다이노스는 에이스 에릭 페디(30) 영입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은 물론, 일본프로야구(NPB)팀들도 역대급 시즌을 보낸 페디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쩐의 전쟁에서 KBO 구단이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프로선수의 가치는 결국 몸값으로 결정되는데, 페디에게 ‘정’을 호소하지 않는 이상 NC에 남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KBO는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3명에게 지출하는 총액이 400만 달러(약 52억원)를 넘어선 안 되는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했다. 400만 달러에는 연봉과 계약금, 이적료 외에 특약을 옵션 실지급액 기준으로 포함하기로 했다. 구단이 기존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을 할 경우 (보류권을 갖고 있는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 포함) 연차에 따라 한도를 10만 달러씩 증액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긴 해도 외국인 선수 한 명에게 쓸 수 있는 비용에 한계가 존재한다.

메이저리그는 선수 한 명에게 400만 달러 훌쩍 넘는 금액을 보장할 수 있는 곳이다. 최근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넘어간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홀대(?)를 받은 드류 루친스키(35)도 지난겨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1년 300만 달러(약 39억원) 보장 계약을 했다. 2024년 구단 옵션 500만 달러를 포함하면 1+1년 최대 800만 달러(약 104억원)까지도 받을 수 있었는데 시즌 도중 부상과 부진으로 4경기 등판에 그치는 바람에 2024년 구단 옵션은 실행되지 않았다. 그래도 300만 달러는 받았다.

▲ 월드시리즈 2차전의 영웅 메릴 켈리

▲ 월드시리즈 2차전의 영웅 메릴 켈리

▲ 드류 루친스키

▲ 드류 루친스키

▲크리스 플렉센

▲크리스 플렉센

KBO 역수출 신화를 쓴 메릴 켈리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 동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보장받은 금액만 3300만 달러(약 429억원)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 550만 달러(약 71억원) 보장 계약을 했고, 2021년과 2022년 구단 옵션이 실행되면서 2+2년 1450만 달러(약 188억원) 계약을 완성했다. 2022년 시즌에 앞서 2년 연장 계약까지 하면서 2024년 까지 1800만 달러가 추가로 보장됐다. 애리조나는 2025년 구단 옵션 700만 달러에 구단이 옵션 실행을 거부하면 켈리가 바이아웃으로 100만 달러를 받는 조항도 넣어줬다.

두산 베어스 출신인 2019년 KBO MVP 조쉬 린드블럼(은퇴)은 2020년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 912만5000달러(약 118억), 크리스 플렉센은 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2년 475만 달러(약 61억원)에 계약했다.

루친스키와 켈리, 린드블럼, 플렉센의 공통점이 있다면 KBO리그에서 페디보다 빼어난 성적을 낸 적이 없다는 점이다. 가장 좋은 대우를 받은 켈리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시즌 동안 뛰면서 20승 또는 200탈삼진을 달성한 시즌이 없었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시즌도 없었고, 2017년 기록한 3.60이 가장 낮았다. 그래도 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인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뛸 기회를 얻었고, 고향인 미국에서 더 편히 생활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했다.

그래서 페디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위에 언급한 선수들의 최초 계약 금액을 가볍게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페디는 27일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111표 가운데 102표를 쓸어 담아 득표율 91.9%를 기록했다.

MVP 외에도 트로피 4개를 더 쓸어 담으면서 5관왕이 됐다. 페디는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6패, 180⅓이닝,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다승과 탈삼진,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면서 KBO 역대 4번째이자 외국인으로는 첫 번째 투수 트리플크라운의 영광을 안았다. 여기에 올해 신설된 수비상에서 투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최근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외국인 가운데 페디를 뛰어넘는 성적을 낸 투수는 없었다.

▲ 페디 ⓒ곽혜미 기자

▲ 페디 ⓒ곽혜미 기자

▲ 페디 ⓒ곽혜미 기자

▲ 페디 ⓒ곽혜미 기자

페디는 37년 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역대 5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983년 삼미 장명부(30승-220탈삼진), 1984년 롯데 최동원(27승-223탈삼진), 1985년 삼성 김시진(25승-201탈삼진), 1986년 해태 선동열(24승-214탈삼진) 이후 37년 만에 진기록을 작성했다.

페디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시즌을 보냈고, 메이저리그와 NPB 구단의 관심을 받는 지금이 꿈만 같다. 페디는 “정말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던 시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즌 중에도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해냈고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내 생각에는 앞으로 야구 인생에서 이번 시즌만큼 대단한 시즌은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시즌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던 페디는 이번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특별히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이틀 안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빡빡한 일정에도 생애 최고의 시즌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아버지와 함께 한국에 다시 왔다. NC는 페디가 한국에 머무는 잠깐 동안 재계약 관련 대화를 나눌 예정인데, 냉정히 희망적이진 않다.

임선남 NC 단장은 “우리도 당연히 페디를 잡고 싶다. 페디와 재계약을 위해 대화를 이어 나가겠지만, 메이저리그 구단과 경쟁이 쉽지는 않다. 우리는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도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 페디 신민혁 ⓒ곽혜미 기자

▲ 페디 신민혁 ⓒ곽혜미 기자

▲ 페디 ⓒ곽혜미 기자

▲ 페디 ⓒ곽혜미 기자

페디는 내년 거취와 관련해 “일단 NC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그 이후에 다른 팀들과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우선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결정할 것”이라면서 “NC라는 팀 자체는 정말 대단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NC라는 팀은 항상 마음 속 한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 역대 최고 연봉은 200만 달러다. 2017년 두산 더스틴 니퍼트, 2020년 NC 루친스키가 기록했다. NC가 욕심을 부려 페디에게 200만 달러를 조금 더 웃도는 금액을 보장하게 되면 나머지 외국인 선수 2명과 계약할 때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커진다. 외국인 2선발과 외국인 타자도 한 시즌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전력이기에 마냥 투자 금액을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NC는 일단 페디와 재계약을 추진하면서 전반적인 외국인 선수 계약을 이어 갈 예정이다. 올 시즌 도중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태너 털리와는 결별을 확정했고, 외야수 제이슨 마틴은 보류다. 외국인 타자 시장이 워낙 좋지 않은 상황이라 마틴보다 나은 선수가 없다는 판단이 서면 마틴과 재계약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마틴은 올해 타율 0.283(435타수 123안타), 17홈런, 90타점으로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 능력을 보여주긴 했다.

어쨌든 최우선 과제는 페디다. NC는 KBO 역사적으로도 역대급 외국인 투수인 페디와 동행을 이어 갈 수 있을까.

▲ 페디 ⓒ곽혜미 기자

▲ 페디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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