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조사업체 논란’ 정필모, 의총서 “허위보고 받았다”

‘경선 조사업체 논란’ 정필모, 의총서 “허위보고 받았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정필모 의원(첫줄 가운데)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 자리에서 중도 사퇴했던 정필모 민주당 의원이 4·10 총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여론조사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해 허위 보고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기존에 경선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업체가 추가되는 과정에서 본인이 몰랐던 ‘외부인의 지시’가 있었던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중도 사퇴했다는 것이다. 경선 여론조사 관련 의혹이 일부 실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공정 공천’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에서 사퇴한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허위 보고를 받았고, 나도 속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이달 초 경선 전화자동응답(ARS) 여론조사를 수행할 기관으로 3개 업체가 선정됐다가 하루 뒤 ‘리서치디앤에이’가 추가되는 과정에서 실무자들에게 ‘일의 부담으로 3개 업체로는 부족하고 1개 업체는 더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0일 언론 보도로 이 업체가 ‘현역 의원 배제 여론조사’를 수행한 업체라는 사실이 드러난 뒤 경위 파악을 다시 해보니, ‘일의 부담 때문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분과위원에게 전화로 지시해 끼워 넣었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누구의 지시인지에 대해서는 실무진들이 ‘밝힐 수 없다’며 함구했다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정 의원은 허위 보고와 외부 개입 정황이 확인되자 ‘통제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해 사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허위 보고를 용납할 수 없다. 명예와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등 격앙된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리서치디앤에이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을 지내던 2013년 성남시의 조사 용역을 수행했고, 최근 선출직 공직자 평가와 당내 경선 등 당내 주요한 조사에 연이어 참여한 점을 들어 ‘이 대표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과 경선을 치르는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패배한 김수흥 의원(전북 익산갑), 자신을 뺀 채 경기 용인갑 여론조사가 진행됐던 권인숙 비례대표 의원 등도 의총에서 여론조사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친이재명계 민주당 지도부는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이 대표는 22일 “십수년 전 성남시 여론조사를 했다는 것과 민주당의 정량평가가 무슨 관계가 있나”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친명계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이 ‘막후 개입’의 당사자라는 보도가 나오자 지난 23일 “김 수석은 업체 선정 프레젠테이션 우선순위에 오른 업체를 적절한 사유 없이 배제할 시 불공정 논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선관위는 경선용 조사 업무를 감안하여 4개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고 부인했다. 이날 의총에서 조정식 사무총장도 ‘현역 의원 배제 여론조사’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경선 관련 조사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의원이 직접 정황을 공개하면서, 의총에서는 진상조사 요구가 나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을 만나 “필요하면 사실관계와 관계자 진술, 내용을 명확하게 밝혀서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email protected] 강재구 기자 [email protected]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