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줄자 전기차 할인 경쟁…벤츠·BMW도 1천만원 이상 인하

국내 전기차 할인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이 나오면서 할인 경쟁이 시작됐다. 국산·수입차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전기차 가격은 지속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조금 줄자 전기차 할인 경쟁…벤츠·bmw도 1천만원 이상 인하

KG 모빌리티 ‘토레스 EVX’. / KG 모빌리티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 KG 모빌리티, 테슬라 등은 전기차 가격 5500만원 미만에 보조금 100%를 주는 환경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발표에 맞춰 가격 인하 정책을 밝혔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전기차 가격 5500만원은 전년 대비 200만원 낮아진 금액이다. 전기차 구매자가 받을 수 있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100% 금액은 중대형 승용차 기준 650만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30만원 줄었다.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올해 보조금을 덜 받게 됐다. 올해 배터리환경성계수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는 폐배터리가 됐을 때 재활용 가치를 보조금에 반영하는 계수다.

이에 KG 모빌리티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전기차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KG 모빌리티는 2월 20일 중국산 LFP 배터리를 장착한 ‘토레스 EVX’를 200만원 인하하기로 했다. 올해 토레스 EVX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국고보조금은 2023년(660만원) 대비 203만원 줄어든 457만원이다. 이 차액만큼 차량 가격을 인하한 셈이다.

현대차도 전기차 할인에 가세했다. 현대차는 2월 21일부터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구매 혜택을 최대 700만원 제공한다. 이중 차량 가격 할인만 120만원이다. 나머지는 전기차 충전 크레딧(80만원), 월별 재고할인(최대 500만원) 등으로 구매 혜택을 강화했다. ‘코나 일렉트릭’의 경우 차량 가격 할인은 없지만 전기차 충전 크레딧(80만원), 월별 재고할인(최대 300만원) 등 최대 380만원의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기아는 ‘EV6’, ‘EV9’, ‘니로 EV’, ‘봉고 EV’에 대한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EV페스타를 진행한다. 차종별 제품 할인액은 ▲EV6 300만원 ▲EV9 350만원 ▲니로 EV 100만원이다. 봉고 EV 구매자에게는 최대 70만원의 충전기 설치 비용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 모두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제외한 4000만~5000만원대 전기승용차 실구매가격을 최대 3000만원대 구입 가능하도록 했다.

수입차 업계도 전기차 할인에 들어갔다. 테슬라의 경우 중국산 LFP 배터리가 탑재되는 인기 차종 ‘모델Y’의 가격을 200만원 내린 5499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기차 보조금 100% 받을 수 있는 기준인 5500만원 미만에 맞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LFP 배터리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이 감액되도록 한 보조금 체계 개편으로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없게 됐다.

보조금 줄자 전기차 할인 경쟁…벤츠·bmw도 1천만원 이상 인하

테슬라 ‘모델Y’ /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 모델의 올해 국고보조금은 195만원으로 전년 514만원 대비 60% 이상 줄었다. 테슬라가 모델Y를 200만원 할인해도 전년 보조금 지급액에 미치지 못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외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보조금 상한선인 8500만원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수입차 업계도 가격 인하에 들어갔다. 신차 구매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벤츠는 출고가 1억9000만원의 ‘EQS 450 4MATIC’을 출고가 할인, 금융할인 등으로 4000만원가량의 할인을 제공한다.

BMW의 경우 인기 모델인 5시리즈의 첫 전기차 ‘i5’의 기본 모델 eDrive 40(출고가 9390만원)을 최대 1700만원 할인 판매한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전기차 가격이 꾸준히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오는 2025년 보조금 100% 수령 기준을 5300만원으로 올해 대비 200만원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정부가 보조금 개편을 통해 전기차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2023년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며 판매 촉진을 위해 가격을 낮추지만 앞으로 가격을 계속 낮추는 제조사의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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