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 김진수의 솔직한 마음 “대표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고참 김진수의 솔직한 마음 “대표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전북 현대 김진수. 전북 현대 제공

요즘 한국 축구를 달구는 가장 뜨거운 이슈는 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다. 이달 초 막을 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한국 축구에 큰 상처만 남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 후 거액의 위약금만 챙기게 됐고 이후 “농담식으로 얘기했는데 감독이 됐다”는 등 한국 축구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며 한국 축구 팬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여기에 4강전 직후 알려진 선수단 내 내분이 기름을 더 끼얹었다.

전북 현대의 주전 풀백이자 부동의 국가대표인 김진수는 요즘 쏟아지는 축구계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클린스만호에서 꾸준히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고, 비록 출전시간이 몇 분 되지는 않았지만 아시안컵에도 나갔던 그는 현재 대표팀을 둘러싼 여러가지 논쟁에 대해 누구보다 할 말이 많지만 꾹 참고 있다. 자신의 발언이 혹여 또다른 오해를 부를까봐서다. 다만, 지금의 사태가 하루 빨리 정리돼 한국 축구가 다시 정상 궤도로 올라서기를 바라는 마음은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김진수는 지난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23~2024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났다. 이날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고, 1차전에서 2-0으로 이겼던 전북은 합산 스코어 3-1로 8강에 진출했다. 먼저 경기를 복기한 김진수는 “8강에 올라가서 감사하고 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FA컵 결승 맞대결 패배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 때 진 것을 오늘 경기에서 끌고 가고 싶지는 않았다. 리그 경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겼고, 또 원정에서 패하지 않았다는 것이 기분 좋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지난 14일 홈에서 열린 1차전이 끝난 후 대표팀 이슈와 관련된 질문에 “그건 협회에 물어보라”고 했다. 이날 역시 똑같은 질문이 나왔고, 이번에도 “협회에서 (대표팀 내 내분을) 인정했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 봤다. 그래서 그건 협회에 물어보는게 맞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앞으로의 대표팀이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살짝 드러냈다. 김진수는 “사실 대표팀 후배, 그리고 같이 뛴 동료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 없다. 대표팀은 각 팀에서 잘하는 선수들만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축구를 잘하고 못하고만 얘기하기보다는 앞으로 우리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이 세워졌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상황이 지나가면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K리그 개막이 열흘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축구계 이슈가 온통 대표팀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은 K리그에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지난해 흥행 대박을 친 K리그는 올해 FC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뛰는 제시 린가드 등 흥행 요소들이 곳곳에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대표팀에 묻혔다. K리거인 김진수 역시 “작년에 K리그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올해 더 올라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그리고 고참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진수는 “이유가 뭐든 간에 한국의 대표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단 대표팀의 구성원이었고, 고참이다보니 책임감이 더 많은 것 같다. 내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포항 | 윤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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