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日 엔화 환율, 다음 분수령은?…“152엔 돌파가 관건”

고공행진 日 엔화 환율, 다음 분수령은?…“152엔 돌파가 관건”

엔화 환율

▲14일 일본 닛케이 지수와 엔/달러 환율 전광판(사진=AFP/연합)

올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최근 ‘1달러=150엔’을 돌파한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의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0.14엔에 장을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이 연초 140엔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엔화 가치가 약 2개월 만에 6% 가량 급락한 것이다. 특히 지난 13일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자 엔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50엔을 단숨에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선 적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첫 금리인하 시점을 지연한 것이란 관측에 따른 달러 강세가 엔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돼도 금융완화를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힌 점도 엔화를 압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일본 외환당국은 구두 개입으로 진화에 나섰다. 전날 칸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최근 엔화 흐름은 급격하다”며 “흐름의 일부는 펀더멘털과 일치하지만 나머지는 투기적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 당국은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항상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엔화 환율 전망과 관련해 152엔을 넘어설지가 핵심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다만 일본 당국의 직접 시장 개입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면서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선 적은 2022년이 마지막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야마다 슈스케 일본 통화 및 환율 전략 총괄은 “152엔까지 오르는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현 시점에서 개입이 입박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카이 도쿄 연구소의 시바타 히데키 선임 환율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152엔을 돌파하면 엔화 매도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며 “일본 재무성은 경계하고 있지만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완화 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정부가 엔화 평가절하를 막겠다는 의도를 미국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때문에 개입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레소나 홀딩스의 이구치 케이이치 선임 전략가는 152엔 돌파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의 스즈키 히로후미 최고 외환 전략가는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5엔까지 치솟아야 당국이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와중에 블룸버그는 10년만에 일본의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개편으로 개인들의 해외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엔화 환율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이라고 짚었다. 엔화를 외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엔화 약세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지난달 해외 주식과 투자신탁을 사들인 규모는 1조2000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다.

히데키 전략가는 “예상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해외로 향하고 있다”며 “이런 추이는 외환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증권의 전략가들은 NISA 개편으로 지난달에만 엔화 가치가 1엔 더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MUFG은행의 리 하드맨 선임 애널리스트는 “해외 투자 증가 흐름은 엔화 약세의 요인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기여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이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져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폐지 시점이 불확실해진 점도 엔화에 악재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도 3.3% 감소해 2개 분기 역성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전략가들은 “일본은행의 정책 변경이 지연될 경우 엔/달러 환율은 결국 2022년 고점(151.95엔)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블룸버그가 집계한 올해말 엔화 환율 전망치 중간값은 달러당 137엔으로 나타났다. 연준과 일본은행이 연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기 때문에 엔화 환율이 하락(엔화 강세)하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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