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지질 거야"..'오재원 대리처방' 두산 8명, 협박 당한 '카톡' 공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 2024.03.21. /사진=뉴시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 2024.03.21.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마약류 위반 혐의로 구속된 국가대표 출신 야구선수 오재원에게 두산 베어스 소속 현역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오재원에게 협박 당했다며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수면제 대리처방 연루된 두산선수 8명

지난 22일 KBO 사무국에 따르면, 오재원이 몸담았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은 소속 선수 8명이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건넨 사실을 2주 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두산 구단은 오재원의 문제가 불거진 3월 말께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으며,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에 연루된 두산 선수들의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주로 2군 선수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십 차례 상습적으로 대리 처방을 해주기도 했고, 일부는 원정 도중 부산과 광주 등에서 대리 처방을 받아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수들은 오재원이 2021년 초부터 후배들에게 “수면제를 받아오라”라고 시켰는데, 팀의 주장이자 무서운 선배였던 오재원의 부탁을 거스르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거절하면 돌아오는건 폭력” 선배 오재원 무서웠다 해명

A선수는 지난 22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되게 무서운 선배였다. 팀에서 입지가 높은 선배고 코치들도 함부로 못 하는 선배였어서 괜히 밉보였다가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까 봐 (거절 못 했다)”라고 말했다.

거절도 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폭력뿐이었다고 한다. A 선수는 “(오재원이) 거절하니까 따로 불러내서 정강이를 두세 번 맞았다”라며 “뺨을 툭툭 치면서 ‘잘하자’ 이런 얘기도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재원이)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라(고 했다). 괜히 말했다가 잘못 귀에 들어가면 피해는 저만 보게 될 거니까. 저는 저만 이렇게 (대리 처방) 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채널A는 이날 오재원이 후배들에 대리 처방을 강요한 정황이 담긴 카톡 내용도 공개했다. 카톡을 보면 오재원은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흉기로 찌르겠다” “팔 지질 거야”라며 협박했다. 또 약을 받으면 자신의 개인 사물함이나 특정 장소에 놓고 가라고 지시했다. 원정이나 개인 일정으로 병원에 다녀오지 못하면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며 대리 처방을 끈질기게 강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재원 측은 “공식 입장이 없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KBO 사무국 “경찰 수사 지켜본 뒤 대응”

한편 KBO 사무국은 법률 검토를 거쳐 “두산 구단의 조사와 경찰의 수사를 지켜본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오재원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오재원에게 적용됐다.

오재원은 또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지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채널A뉴스 갈무리

채널A뉴스 갈무리

[email protected]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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