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네번째)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4선 이상 의원들과 오찬을 갖기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은 22일부터 4·10 총선에서 본인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현역 의원들의 ‘컷오프(공천 배제)’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이 여론조사는 공천 심사에서 현역 의원 평가 기준이 되는 ‘현역 교체지수’ 산출에 가장 큰 비중(40%)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여당 현역 의원들은 주말부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070 등 모르는 전화번호로 와도 전화를 꼭 받아달라”며 호소에 나섰다.
현역 교체지수는 당무 감사 결과 30%, 컷오프 조사 40%, 기여도 20%, 면접 10% 등을 합산해 산출되며, 하위 평가자 10%가 컷오프 대상이다. 하위 10%부터 30% 사이에 들어가면 경선 기회를 주되 20%의 감점을 준다. 이를 적용하면 현역 의원 중 7명이 컷오프, 18명이 20% 감점 대상이 된다. 이외에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중진들의 경우 15%의 감점이 추가로 들어간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를 앞두고 현역 의원들은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21일 소셜미디어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지지 호소’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메시지에는 ‘02′ 또는 ‘070′으로 시작하는 모르는 번호라도 꼭 받기, 조사 종료 안내 메시지가 나올 때까지 끊지 말기 등 여론조사 대응 요령 홍보 내용도 포함돼 있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중진들엔 감점이 들어가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최대한 뒤집어야 하는 것이다. 영남 지역의 친윤 실세로 꼽히는 의원들도 일제히 문자를 돌렸다. 당 관계자는 “원래 정권 실세들은 문자를 잘 안 돌리는데, 최근엔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다 보니 실세 의원들도 마음이 급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감점 룰’에 대한 반발도 나오고 있다. 정우택(5선·청주상당) 의원과 박덕흠(3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이 22일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2014년 7월 청주·청원 통합시 출범에 따라 선거구 개편이 한 차례 이뤄져서 동일 지역구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의원도 20대 총선부터 괴산군이 새롭게 편입돼 다른 선거구가 됐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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