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게, 최선 다해"…MLB 도전 시작한 고우석의 묵직한 약속

“아직 부족하다는 걸 잘 알아…개막 로스터 진입부터”

고우석, ‘아들과 함께’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 현지 언론은 고우석(25·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빠른 직구’와 ‘파워 커브’에 주목한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구단은 고우석의 성실함도 확인했다.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고자 미국으로 떠나는 날, 고우석은 “모두가 ‘성실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까. 성실하게 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으로 출국하고자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고우석은 ‘원대한 포부’를 밝히지 않았다.

현지에서 샌디에이고 마무리 투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나는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공 한 개도 던지지 않은 투수”라며 “일단 개막 로스터(26명)에 진입해, 시즌을 끝까지 건강하게 마치는 게 목표”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나는 부족한 게 너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거듭 몸을 낮췄다.

사실 ‘결과’는 마음먹은 대로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고우석은 일단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했다.

그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반복하며 “한국 야구 선수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프로야구 LG 트윈스 마무리로 활약하던 고우석은 지난달 4일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는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시작하는 투·포수 공식 훈련으로 ‘빅리그 캠프’를 시작한다.

다짐대로 최선을 다해 캠프를 치르다 보면, 최고 시속 158㎞의 빠른 공과 시속 130㎞대 파워 커브를 섞어 던지는 고우석의 투구를 메이저리그가 주목할 수도 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고우석

다음은 고우석과의 일문일답이다.

—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생활이 시작된다.

▲ 비자 발급이 스프링캠프 시작일보다 늦게 출국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 많은 분의 도움 속에 제시간에 떠나게 돼서 다행이다.

—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 걸, 실감하는가.

▲ 이제 실감한다. 팀에 합류해서 훈련하다 보면 또 다른 감정을 느낄 것 같다.

— 그동안 어떻게 시즌을 준비했다.

▲ LG 트윈스의 배려로 이천 2군 훈련장에서 훈련했다. 서용빈 감독님, 경헌호 코치님 등 관계자들께 감사하다.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님이 많이 챙겨주셔서 몸을 잘 만들었다.

— 샌디에이고 구단과는 어떻게 소통했다.

▲ 꾸준히 온라인 화상 미팅을 했다. 내 훈련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해 부상을 겪어서, 이번에는 부상 방지에 힘썼다. 샌디에이고 구단과도 훈련에 관해 논의했다.

— 빅리그 첫 시즌에 보여주고 싶은 건 무엇인가.

▲ 아무래도 부상을 당하면 경쟁조차 할 수 없다. 한 번 부상을 당하면 컨디션을 되찾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최대한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치르고 싶다.

미국으로 향하는 고우석

— 마무리 투수 후보로 거론되는데.

▲ 나는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한 개도 던지지 않은 투수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때는 아니다.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개막전 로스터 진입을 1차 목표로 정했다. 이후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싶다.

— 3월 20일 고척돔에서 개막전에서 뛰는 걸 보고 싶어 하는 한국 팬이 많다.

▲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잘해야 한다. 3월 20일 개막일에 맞춰 구위를 올리는 건, 큰 문제가 없다. 지금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며 훈련했다. 준비한 만큼 결과가 잘 나오려면, 미국 생활에도 잘 적응해야 할 것 같다.

— 고우석만의 강점이 있다면.

▲ 모두가 ‘성실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까. 성실하게 훈련하겠다.

— 함께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김하성에게 들은 조언이 있는가.

▲ 하성이 형이 ‘같은 팀에서 뛰게 돼 기쁘다’고 환영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낯선 곳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

— 샌디에이고에는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도 있다.

▲ 아마추어 시절부터 다르빗슈를 보며 꿈을 키웠다. 함께 뛰게 돼 신기하고, 좋다.

— 내일이 설이다. 먼저 미국에 들어간 이정후와 만날 계획은 있는가.

▲ 만나게 되면, 좋은 걸 사달라고 하겠다.(웃음) 미국에 도착하면 다음 날 바로 체력 테스트를 한다. 도착하면 며칠 동안은 정신 없이 보낼 것 같다.

— 아들과 잠시 떨어져 지내야 하는데.

▲ 아내, 아들을 한국에 두고 먼저 미국으로 떠나 기분이 이상하다.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 국내 야구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많은 관심 가져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가 한국 야구를 대표한다고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한국 야구 선수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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