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데 더 죽어난다"…진료 공백에 구급대원도 호소

전공의 이탈로 비응급 환자 거부…진료 병원 찾아도 몇 시간씩 대기 진료 시간 더 길어져발 묶인 시간에 응급환자 생기면 출동 불가능…살사람이 죽을 수도 있어

의대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4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경기=뉴스1) 배수아 기자 =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진료 이탈이 시작된 이후 맞은 첫 주말, “열악한 환경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는 경기도 구급대원의 호소가 눈길을 끈다.

24일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경기도 구급대원이라고 밝힌 A 씨의 “의사 파업으로 열악한 환경이 더 힘들어지는 이벤트가 추가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타지방 구급대원과 비교했을 때 경기도는 열악하고 힘든 근무 환경”이라면서 “보통 구급차는 3명 탑승이 TO인데, 경기도는 구급차에 거의 2명이 근무하고 연가 가기도 힘들어 보강근무를 들어가줘야 연가도 갈 수 있다. 바쁜 상황에서는 죽어난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아직까진 응급환자 수용이 안돼 뺑뺑이 돈 적은 없지만, 문제는 병원들이 응급환자만 수용하겠다고 해 비응급 환자들은 정작 갈 병원이 없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응급실은 응급환자가 존재 목적이라 이해는 가지만 시민의식이 그걸 따라가지 않는다”면서 “우리 출동 대다수는 비응급이다. 단순 고열이나 복통 등 비응급 환자들도 구급차를 많이 부른다”고 했다.

이어 “우린 병원 의료진한테 인계, 서명을 받아야 귀소가 가능한데, 얼마전 근무 때 어지럼증으로 신고한 비응급환자와 지역종합병원에 같이 가 대기만 두 시간 했다”면서 “파업을 안 하는 병원이라 (파업하는) 다른 병원에 수용될 사람들이 다 몰렸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2시간동안 119 구급차와 사설 구급차가 10대 정도 오더라”며 “해당 병원은 규모나 수용능력이 이 정도가 아니었던 병원이라 놀랐다”고 말했다.

의료파업으로 대형병원에서 응급 진료만 받아, 경증·비응급환자들이 종합병원으로 몰리면서 이들의 진료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비응급 환자의 진료 시간을 기다리다가 관할에 응급환자가 생기면 다른 관할에서 출동을 나가게 되고 그러면 당연히 처치, 이송까지 지연이 생긴다”면서 “처치가 느려 살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불가역적인 손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끝으로 “안그래도 일하기 힘든데 (의료파업) 이벤트로 하드코어에서 난이도가 더 올라 끄적여본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경기도는 의사 집단행동에 대비해 24일부터 도내 야간·휴일 진료 병의원 정보를 경기도 누리집, 120 콜센터,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안내하고 있다.

중증 응급환자는 응급실에서 신속하게 진료받고, 경증·비응급환자는 가까운 병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앞서 도는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한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도 역시 기존 비상진료대책본부에서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로 격상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경기도의료원 소속 6개 병원은 평일은 오후 8시까지 진료시간을 연장하고, 주말과 휴일 진료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31개 시·군 보건소 진료시간도 확대할 계획이다.

도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도내 40개 전공의 수련병원 중 33개 병원 소속 전공의 156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는 경기도 전체 전공의 2321명의 67.6%에 이르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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