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에 다시 판다 보내 ‘판다 외교’ 재개한다

중국, 미국에 다시 판다 보내 ‘판다 외교’ 재개한다

지난달 15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가 대나무를 씹고 있다. 푸바오는 오는 4월 초 중국으로 반환된다. 서성일 선임기자

중국이 미국 등에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을 보내 ‘판다 외교’를 재개한다.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는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 및 스페인 마드리드 동물원과 새로운 판다 국제 보호 협력에 합의했다”며 “미국 워싱턴 국립 동물원, 오스트리아 티어가르텐 동물원과는 새로운 협력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은 가장 먼저 중국과 판다 국제 보호 협력을 한 국가로 양호한 협력 관계를 만들었다”며 “중국과 외국의 민심이 서로 통하게 했고 민간 우호를 촉진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 측도 이날 “모든 승인이 떨어지면 이르면 올해 초여름 판다 수컷과 암컷이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판다가 가는 것은 마지막 판다가 중국에 반환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 측은 과거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있었던 암컷 바이윈과 수컷 가오가오 사이에서 태어난 암컷 등 판다 한 쌍을 샌디에이고에 보내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윈은 중국에서 태어나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보내져 20년 넘게 지내며 새끼 6마리를 낳았다. 바위윈과 새끼들은 5년 전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중국으로 반환됐다. 가오가오는 중국 야생에서 태어나 15년간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있다가 2003년 반환됐다.

자이언트 판다는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의 상징이다. 양국 관계 정상화에 앞서 중국은 1972년 워싱턴DC 국립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보낸 것으로 판다 외교를 시작했다. 판다는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한때 미국 내 판다 수는 15마리에 이르렀다.

그러나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이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추가 임대도 하지 않으면서 현재는 애틀랜타 동물원에 있는 4마리가 미국 내 판다의 전부다.

중국이 미국에 다시 판다를 보내기로 한 것은 양국 간 대화 기류와 무관치 않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미 기업 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판다 보전을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판다 외교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판다는 중국의 국보로 세계 각국 인민의 사랑을 깊이 받아왔다”면서 “우리는 관련 국가와의 새로운 판다 국제 보호 협력으로 판다 등 멸종위기종 보호 연구 성과를 더 확대하고 민간 우호를 촉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 야생동물연합 소속의 메간 오언은 “중국 측이 샌디에이고 동물원을 시작으로 판다 협력을 재개하겠다는 엄청난 열의를 나타냈다”며 “매우 흥분되고 기대된다”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email protected]

ⓒ경향신문(http://www.kha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