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 돌아온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한동훈 "국가는 피해자 편" 추천사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범죄 피해 사실과 지난 2년여 간의 회복 과정을 담은 책을 냈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천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필명 김진주로 제2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책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를 지난달 28일 발간했다. 사건 발생 648일 뒤 작가로 돌아온 것이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뉴스1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뉴스1

 

책에는 김진주가 겪었던 범죄 피해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겼다. ‘범죄피해자가 될 줄’ 몰랐던 김진주의 사건 직후 느낀 당혹감부터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내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는 깨달음, 진실규명을 위해 생업을 제쳐두고 재판에 뛰어들어 ‘피해자가 바꾼 죄명’을 재판부에서 인정받기 까지 과정을 서술했다. 이 과정에서 김진주는 현실에서 무너지기 보다 범죄 피해 경험자로써 ‘말할 수 없는 자들을 대신하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두려움의 대상이던 가해자에게 ‘보복 편지 말고 회복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김진주는 연합뉴스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해자는 나를 보복하겠다고 대놓고 이야기하고 다녔다”며 “그런데도 나는 더 이상 당신이 무섭지 않고, 당신과 달리 비겁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발간 소감을 밝혔다.

 

이어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피해자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범죄별 피해 대응책과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 더 이상 피해자가 언론을 찾지 않고, 사법 체계에서 소외당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진주는 지난해 10월 출판 제의를 받고 자신의 감정과 경험담을 글로 작성하는 데는 한달가량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김씨는 앞으로도 다른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김진주는 지난해 7월 1일 강력범죄 피해자들, 일반 시민들이 피해 사실을 제보하고 탄원서 모집, 범죄 피해자 지원제도 등 피해자를 위한 게시물들 공유할 수 있는 네이버 온라인 카페 ‘대한민국 범죄피해자 커뮤니티(KCC·Korea Crime Victim Community)’를 개설하거나 같은 해 6월 25일에는 유튜브 채널 ‘피해자를구하자’는 열고 재판 용어, 범죄 피해 대처법 등의 영상을 올리며 구제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에 직접 전화를 걸어 지원 제도 개선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던 한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김진주의 책에 추천사를 남겼다. 한 위원장은 추천사에서 “우리 시스템이 얼마나 피해자 보호에 부족한 점이 많은지 구체적인 개선 의견을 내주신 분”이라며 “(사건 발생 당시) 법무부장관으로 일할 때 개선 의견을 전달받았다. 현실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법무부에 만들었고, 상당 부분 반영된 범죄 피해자 보호·지원 제도가 곧 시행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와 싸워야 하는 것은 피해자가 아니라 국가, 사회여야 한다. 국가는 피해자의 편이어야 한다”며 “나라의 많은 범죄 피해자들과 그들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 2022년 5월 부산 서면에서 이모(30)씨가 새벽에 귀가하던 김씨를 발차기로 습격한 뒤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사건이다. 이씨는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한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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