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호텔’ A380 아듀…대한항공 처분 시작
대한항공이 ‘하늘 위의 호텔’로 불렸던 초대형 항공기 A380을 분해해 부품을 걸러내는 처분 작업을 시작한다. 초대형 항공기는 높은 유지보수 및 운영 비용으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띄울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대한항공이 중장거리 항공기 중심으로 기재를 재편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만간 A380-800 3대의 ‘파트아웃’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트아웃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항공기를 분해해 부품을 재고 또는 판매용으로 활용하는 작업이다. 통상 항공기를 처분할 때 리스사에 반납하거나 다른 항공사에 매각하는 것과 달리 아예 분해를 결정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형기인데다 한 대를 파트아웃하는 것은 수개월이 걸리는 작업”이라며 “해를 넘겨가며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A380의 파트아웃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어버스사가 제작한 A380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렸던 세계 최대 규모 항공기다. 통상 500여명, 최대 850여명까지 수송할 수 있고 기내에 샤워실과 라운지, 면세점까지 갖출 정도로 대규모를 자랑했다. 2005년 처음 선보이며 초대형 항공기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불과 14년만인 2019년 단종되며 상업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진이 4개로 정비 및 유지 보수 비용이 상당한 데다, 거점공항 사이를 대규모로 실어 나르는 방식에서 여러 중거리 직항 노선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항공업계 추세가 바뀐 영향으로 풀이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엔진 2개로도 충분히 장거리를 운항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도 발전했고, 승객의 선호에 맞게 다양한 직항 노선을 운영하는 게 대세가 되면서 대형기 인기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도 잘 안 되고 화물용으로 개조하는 것도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차라리 해체해 부품값이라도 건지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처분으로 대한항공의 A380은 총 7대(임대 기종 3대 포함)로 줄어든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 6대를 보유 중이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처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순차적으로 초대형 항공기를 정리할 계획이다. 올해 국토교통부에도 A380 3대와 또 다른 대형 항공기인 보잉사의 B747-8i 3대, B747-400 1대를 처분하겠다고 보고했다. 앞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도 2021년 해외 항공 전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두 초대형 기종을 향후 5~10년에 걸쳐 처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관리하는 항공기 가짓수를 줄여 정비 효율성을 키우고 운항과 인력관리를 보다 수월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민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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