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된 한국 '넘버 투' 라면…성수동에 뜬다

40살 된 한국 ‘넘버 투’ 라면…성수동에 뜬다 12일 서울 플랜트란스 성수플래그쉽 농심 짜파게티 팝업스토어에 마련된 포토존. 황동건 기자

올해 40주년을 맞은 ‘짜파게티’ 팝업스토어가 서울 성수동에 열린다. 오는 29일엔 신제품 ‘짜파게티 더 블랙’도 출시된다.

농심(004370)은 12일 플랜트란스 성수플래그쉽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팝업은 이 자리에서 내달 11일까지 분식점 콘셉트로 운영돼 농심의 대표 제품을 맛볼 수 있다. 게임과 이벤트, 기념 상품 같은 즐길거리도 마련됐다.

행사장은 특히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을 겨냥했다. 안내장엔 우리말 뿐만 아니라 영어·일본어·중국어가 적혔다. 안내 직원들도 외국어가 가능한 사람을 선발했다.

40살 된 한국 ‘넘버 투’ 라면…성수동에 뜬다 팝업스토어 내부. 사진 제공=농심

이를 통해 농심은 해외 시장에서 짜파게티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만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신라면과 달리, 짜파게티의 세계 시장 진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런 이유에서 향후 외국인 비중이 높은 매장이나 짜장면의 발상지인 인천, 관광 상권의 리조트 등지에서 프로모션도 예정돼 있다. 심 실장은 “(해외 시장 공략에 있어) 짜파게티를 신라면 다음 브랜드로 육성해보려는 취지”라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40살 된 한국 ‘넘버 투’ 라면…성수동에 뜬다 짜파게티 더 블랙. 황동건 기자

농심은 신제품 ‘짜파게티 더 블랙’도 29일 내놓는다. 건면을 채택해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면발이 굵다. 부드러우면서도 깊고 진한 맛을 자랑한다. 값은 기존 제품보단 비싼 편의점 기준 1600원 안팎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짜파게티는 1984년 3월 출시됐다. 당시 시장에 나와 있던 150원대 제품보다 높은 200원대 가격에도 초반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신라면에 이은 국내시장 ‘넘버 2’로 자리잡았다. 누적 매출액은 3조9000억원이다. 지금까지 팔려 나간 91억 개를 일렬로 줄세우면 지구 43바퀴를 돌 수 있을 정도다.

40년간 매출이 지속 성장하는 ‘효자’품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은 2420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3000억원 수준인 짜장라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40살 된 한국 ‘넘버 투’ 라면…성수동에 뜬다 팝업 내부에 마련된 모형 분식. 황동건 기자

여기에는 면과 잘 섞이면서도 균일한 맛을 내는 가루타입 스프가 주효했다. 제조에 도입된 ‘그래뉼 공법’은 당시로선 혁신으로 통했다.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결합한 감각적 네이밍 역시 소비자들의 뇌리에 빠르게 각인됐다.

1980년대 나온 ‘일요일엔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광고엔 아버지나 아이도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새 시대상이 반영됐다. 2010년대부터는 ‘짜파구리’ 레시피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했다.

심 실장은 “(짜장면 자체는) 외국에서 왔지만 한국인 정서와 생활감이 묻어난 게 짜파게티”라면서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었던 짜장면을 집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