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러시아 탈출 러시 '반사이익'...ATM 점유율 껑충

효성, 러시아 탈출 러시 '반사이익'...atm 점유율 껑충

[더구루=오소영 기자] 효성TNS가 러시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시장에서 44%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 서방이 러시아 사업을 손을 떼며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최대 은행과의 거래를 통해 확보한 신뢰성과 지속적인 성능 개선 노력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17일 미하일 에르쇼프 HES.AR(Эйч.Эс.Ар) 커머셜 디렉터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플러스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역에 2만1000대가 넘는 효성TNS의 ATM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HES.AR은 러시아에서 효성TNS의 ATM 현지 유통을 담당하는 파트너사다. 이 회사가 공급한 물량은 러시아에 설치된 효성TNS의 전체 기기(5만4000대) 중 약 40%에 해당한다. 효성TNS는 러시아 전역에 5만4000대 상당의 ATM을 공급해 44% 점유율을 올렸다.

HES.AR은 효성TNS가 서방 업체들의 철수로 반사이익을 봐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효성TNS의 ATM에 대한 고객들의 높은 신뢰가 더 컸다고 분석했다. 에르쇼프 디렉터는 “효성TNS는 멈추지 않고 출하량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효성TNS는 2010년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스베르뱅크에 3000대 ATM을 공급했다. 에르쇼프 디렉터는 “러시아 최대 규모 은행과 성공적인 협력을 시작해 (효성TNS는) 점유율 15%를 확보했다”며 “높은 품질과 고객 중심의 유연한 접근 방식으로 점유율을 4~5년 만에 30%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성TNS는) 시장을 계속 선점해 나갔고 서방 업체가 떠나기 훨씬 전인 2021년 이미 러시아에서 확실한 리더가 됐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공급량을 늘리며 효성TNS는 지난 2022년 베트남 옌퐁에 신공장을 준공했다. 13만㎡ 규모 공장에서 매년 8만4000대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 물량을 러시아와 함께 독립국가연합(CIS),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 수출하고 있다.

효성TNS는 루블화 신권 도입에도 적극 대응했다. 러시아는 루블화 현대화를 추진하며 신권을 발행했으나 구권과 동시적으로 활용되며 신권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방 업체들이 신권에 대한 지원을 외면할 동안 효성TNS는 2022년 신권을 취급하는 ATM을 선보였다. 이어 올해 초 러시아 지폐발행국(GOZNAK)이 개발한 신권의 진위 여부를 구별하는 소프트웨어를 탑재, 인증 절차를 마쳤다. 에르쇼프 디렉터는 “이러한 협력(효성TNS와 GOZNAK)을 통해 러시아에 설치된 ATM 기기 대부분에서 1000루블과 5000루블의 신권 지원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부연했다.

효성TNS는 리눅스(Linux) 운영체제(OS)도 러시아에서 최초로 도입했다. 에르쇼프 디렉터는 “러시아 최대 은행과 협력해 리눅스를 구현한 최초의 회사”라고 강조하며 “지난해 약 4000대에 해당 OS를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텔미(Tellme)7 소프트웨어도 적용했다. 16진수 문자열을 수동으로 입력했던 기존 로딩 방식을 암호화된 키를 자동으로 넣는 방식으로 바꿨다는 게 파트너사 측의 설명이다. 에르쇼프 디렉터는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새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언급했다.

실시간 인기기사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