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공천심사 배제’ 민주당 계파갈등 불붙나

‘임종석 공천심사 배제’ 민주당 계파갈등 불붙나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1차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 공천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 출범 책임론’으로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간 파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절차상으로 가능하지 않은 (공천) 신청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공천 신청을 한 서울 중·성동갑이 ‘전략 지역’이라는 절차적 문제를 설명하며 공을 지도부에 넘긴 모양새지만, 친이재명계가 임 전 실장 등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의 불출마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계파 갈등의 또 다른 ‘화약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이 공천을 신청한 중·성동갑은 이미 제가 공관위원장으로 오기 전에 전략 지역으로 설정돼 있어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서 처리하게 돼 있다. 제 공관위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공관위에서 임 전 실장은 심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규백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략공관위는 판세상 경합이거나, 전략적으로 ‘필승’해야 하는 지역구 등의 공천을 담당한다. 중·성동갑은 지난달 15일 전략 지역으로 선정됐지만, 현역인 홍익표 의원이 이미 2022년 서울 서초을 출마를 선언한 상태였다. 임 위원장의 공관위는 지난달 5일 출범했다.

앞서 민주당에선 원외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요구가 제기됐다. 지난 6일엔 임혁백 위원장이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말하면서, 당 안팎에선 임 전 실장 불출마론에 힘을 실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며 논란이 커졌다. 임 위원장은 특정인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부인했고, 이날도 “일반적으로 현재 정권의 탄생에 기여한, 과거 정권의 책임 있는 분들은 스스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거지, 제가 불출마하라거나 이름을 거론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통상 공관위는 전략공천 지역을 포함한 전체 공천심사를 관장하는 탓에, 이날 임 위원장의 발언은 첨예한 계파 갈등의 복판에 놓인 임 전 실장의 거취를 지도부에 일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이재명계에선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요구가 들끓는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나서 ‘단합’을 강조하는 등 계파 갈등이 악화 일로로 치닫자 지난 9일 이재명 대표는 “계파를 가르고 출신을 따질 여유 없다. 친명, 비명 나누는 것은 소명을 외면하는 죄악”이라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당 주류 사이에선 임 전 실장의 공천에 부정적인 기류가 여전히 강하다. 국민의힘이 ‘청산’하겠다는 ‘운동권 정치인’의 대표적인 인물이어서 총선에서 부담이 될 수 있고, 친문재인계 핵심 인사로 원내에 진입할 경우 상대하기가 껄끄럽다고 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설 연휴를 전후해 문학진 전 의원 등 ‘원조 친명계’로 분류되는 몇몇 출마자들에게 불출마를 권고한 것을 두고도 사실상 친문재인계 인사들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말이 나온다. 일부 친명 인사들을 상대로 선제적 불출마 권고를 함으로써, 비이재명계의 불출마를 이끌 ‘마중물’을 부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부터 측근들의 희생을 보여주고, 친문 중진들도 이에 화답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왔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쟁력이 있는 친명과 친문의 핵심 의원들을 민주당이 가장 약세인 부산·울산·경남과 충청·강원권에 전략적으로 배치하자”고 주장했다.

엄지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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