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BMW도 원통형… K-배터리 ‘46시리즈’ 속도전

K배터리가 차세대 폼팩터로 떠오르는 ‘46파이(지름 46㎜)’ 배터리 양산에 속도를 낸다.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는 테슬라를 시작으로 BMW, 볼보, GM 등이 탑재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성장성이 높은 분야다. K배터리는 원통형 배터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미래 수요에 대응한다는 목표다.

테슬라가 출시한 전기차 SUV ‘사이버트럭’은 4680배터리만 탑재한다. / 테슬라

2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2026년까지 46파이 시리즈 양산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커지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원통형 배터리 개발 경쟁에 불을 지핀 곳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4680(지름 46㎜, 길이 80㎜)배터리를 탑재한 사이버트럭을 출시했다. 2025년엔 사이버트럭 연 25만대 생산을 계획 중인데, 그만큼 46시리즈 탑재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테슬라에 이어 BMW도 내년 출시할 전기차에 46시리즈 탑재를 예고했다. 이외에도 GM과 볼보 등이 46시리즈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6시리즈 배터리는 지름이 46㎜인 원통형 배터리를 말한다. 테슬라가 고안한 배터리는 지름 46㎜, 길이 80㎜ 규격이지만, 업체마다 배터리 길이를 다르게 채택하고 있어 ‘46시리즈’라고 통칭한다. 46시리즈는 기존에 널리 쓰이던 지름 21㎜ 배터리보다 밀도가 높고 주행거리가 더 긴 특징이 있다. 최근에는 원통형 배터리의 제조 공정이 단순화되면서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배터리 업계는 원통형 배터리 채택 확대에 따라 2030년 시장 규모가 527억8000만달러(약 7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4680 배터리 수요는 2025년 155GWh, 2030년 650GWh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46시리즈 배터리 개발에 가장 앞 선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청주 오창공장에서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고, 미국 애리조나 공장을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당초 애리조나 공장에선 2170 원통형 배터리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46시리즈가 새로운 폼팩터로 떠오르면서 생산 계획을 수정했다.

삼성SDI는 2023년 충남 천안 공장에 46시리즈 배터리 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신규 수주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6년이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SK온은 원통형 배터리 개발이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시점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관련해 SK온은 최근 진행된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술 개발 역량을 갖춘 연구진을 중심으로 46시리즈 개발을 진행 중이다”라며 “양산 시기와 46시리즈 제품의 형태, 투자 규모 등은 고객 수요를 종합해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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