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솔 정치부 |
최근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을 보고 있자니 몇 년 전 본 영화 ‘돈 룩 업’이 떠올랐다. 영화에서 지구가 혜성과 충돌 위기에 처하자 첫 번째로 세워진 계획은 날아오는 혜성에 핵폭탄을 맞혀 운행궤도를 바꾸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실행 직전 갑자기 취소되고, 그 대신 혜성을 조각조각 내 지구에 떨어트리자는 안이 채택된다. 첫번째 계획보다 훨씬 위험했지만 혜성에서 발견된 풍부한 자원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논리가 작용한 결과였다.
이번 4·10 총선은 당초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야권 안팎에서 많았었다. 정권심판론으로 무장한 야권의 단일대오 움직임과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결속력이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공천이 진행될수록 무리수만 보였다.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발(發) ‘하위 10%’ 충격으로 본격화한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은 대표적 친문계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컷오프로 절정에 달했다. 당 안팎에서 친명계 위주의 편향적 공천 우려가 높아짐에도 이재명 지도부는 ‘시스템 공천’만 되뇌며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취임 직후부터 친문계를 겨냥해 ‘정권재창출 실패 책임론’을 꺼내 사실상 공천 파동의 원인을 예고했던 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끝까지 “민주당 공천은 혁신을 위한 고통스러운 결단”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면면을 뜯어보면 공천 물갈이 기준은 혁신이 아니라 ‘친명감별’ 여부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 일각에선 ‘민주당을 친명계로 꽉 채운다고 해도 총선에서 지면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도 위험할 것이 뻔하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럼에도 친명계는 여전히 총선 승리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기대하는 정권심판론의 강도가 세고, 비교적 지지세가 두터운 수도권과 호남 등의 집토끼가 결집하면 원내 1당 유지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선거의 달인’ 김종인 개혁신당 공관위원장 등 제3자도 민주당 공천 내분이 총선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공천 파동과 이로 인한 ‘분당 위기’는 분명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겐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대로 가다간 안 된다’는 심상찮은 분위기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동안 집안싸움에 골몰하느라 민주당 입장에선 꽃놀이패라던 쌍특검법 재의결은 허무하게 날아갔다. 영화 ‘돈 룩 업’ 속 오판의 결과는 지구 멸망이다. 지금이라도 공천 후유증을 덜어내고, 분당 위기를 막기 위한 이 대표와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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