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2000명’ 굳히기 들어간 정부…“이르면 3월 배정”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 배정 작업에 착수했다. 전공의·의대생 반발에도 불구, 증원 규모의 감축은 없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의대증원 2000명’ 굳히기 들어간 정부…“이르면 3월 배정”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열린 의과대학 운영대학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교육부 관계자는 25일 “다음 달 4일까지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신청을 받을 것”이라며 “이르면 3월 안에 배정을 마칠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계획대로 3월 내에 의대 정원을 추가 배정한 뒤에는 사실상 수정이 불가능하다. 올해 치러지는 2025학년 대입부터 증원 규모가 적용되기 때문. 정부의 추가 정원 배정이 완료된 뒤 약 4개월 후면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공의 8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난 23일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40개 대학에 의대 증원 신청 공문을 발송했다”며 “대학에서는 현재의 여건과 잠재력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증원 신청을 해 달라”고 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 4일까지 대학들의 의대 증원 신청을 접수 받아 교육여건, 향후 교수 확충 계획 등을 살펴본 뒤 추가 정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교육부의 이러한 행보는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한 굳히기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증원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2000명 증원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고 강조한 만큼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대학들로부터 증원 신청을 받겠다는 것이다.

의대 증원 계획을 강행하면서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송경원 녹색정의당 정책위원은 “증원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순간 정부가 물러선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어 2000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의대 증원 계획을 밀어붙이면서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의대 선발 전형 중에선 수시모집 비율이 60%를 차지하며 그 안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중이 가장 크다”라며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 정성평가에 대비해야 하는 의대 준비생들은 당장 3월부터 학생부 관리에 돌입해야 하기에 이번 추가 배정 뒤에는 이를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정원 2000명은 △비수도권 의대 △정원 50명 미만의 소규모 의대에 집중 배정될 전망이다. 현재 40개 의대 가운데 정원 50명 미만의 의대는 총 17곳이다. 이 가운데 지방 소재 의대는 동아대(49명)대구가톨릭대(40명)·강원대(49명)·건양대(49명)·을지대(40명)·충북대(49명)·울산대(40명)·제주대(40명) 등 12곳이다. 아주대(40명)·성균관대(40명)·인하대(40명)·가천대(40명) 등 수도권 소재 소규모 의대에도 정원이 추가 배정될 전망이다.

이주호 부총리는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집중 배정하되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역량, 소규모 의대 교육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필수 의료지원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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