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절벽' 영향 본격화…예비교사도 줄인다(종합)

저출생으로 학생 수 급감하는데 교대생 숫자는 13년째 ‘제자리’

'학령인구 절벽' 영향 본격화…예비교사도 줄인다(종합)

초등학교 입학식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서혜림 기자 =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신규교사 채용 규모가 축소된 데 이어 ‘예비 교사’를 길러내는 교육대학교 정원까지 줄어들게 됐다.

미래에 학생이 될 출생아 수가 이미 10년 전부터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는데 교대생 숫자는 이를 제때 따라가지 못해 임용 경쟁률이 치솟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 올해 초등 입학생 30만명대 붕괴…반등 가능성 요원

11일 ‘2023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4월 1일 기준) 유·초·중·고교 학생 수는 578만3천612명으로 전년 대비 9만6천156명(1.6%) 줄었다.

학생 수는 1986년 1천31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감소세로 돌아서 1990년 1천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2021년에는 600만명대가 무너졌다.

이러한 학령인구 감소세는 최근 들어 특히 가팔라지고 있는데,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1학년 학생 숫자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2014학년도 47만8천890명이었던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40만명대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취학 대상 아동이 36만9천441명이었고, 여기에 입학유예 아동 등의 숫자가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입학생은 36만명 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취학 대상 아동이 단 1명도 없는 학교도 전국에서 157곳에 달했다.

학령인구 감소세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4~2029년 학생 수 추계’ 자료를 보면 초등학교 1학년은 내년 31만9천935명, 2026년에는 29만686명으로 줄어든 뒤 2029년에는 24만4천965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출생아 수가 23만명으로 감소세를 면치 못한 점을 고려하면 학령인구 역시 단기간 내에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학령인구 절벽' 영향 본격화…예비교사도 줄인다(종합)

‘두근두근’ 첫 등교

◇ 급격한 학생 수 감소에 임용 경쟁률 높아지고 합격률 하락

이에 비해 교원 수급정책은 학령인구 감소세를 뒤늦게 쫓아가는 모양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을 보면 교육부는 2024∼2025년 초등교원 신규 채용을 연 3천200∼2천900명 내외로, 2023년(3천561명)보다 10.1∼18.6% 감축하기로 했다.

2026∼2027년에는 최대 27.0% 줄어든 연 2천900∼2천600명 내외를 채용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2006년 6천224명에서 매년 줄어들던 교대 정원은 2012년 3천848명에서 멈췄다. 2016년에는 1명 줄어든 3천847명으로 동결됐는데 이 정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규 채용 규모가 줄고 있는데도 교대 정원이 바뀌지 않아 초등 예비교사 수가 계속 채용 규모를 웃도는 상태로 이어진 셈이다.

특히 사범대 정원이 2015년 9천579명에서 2022년 8천864명으로 715명(7.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교대 정원의 동결은 두드러진다.

교대 정원을 줄이지 않으면 2024∼2025년에는 교대 졸업생이 신규 채용 규모의 최대 1.3배, 2026∼2027년에는 최대 1.5배에 달하는 상황이 된다.

임용에 합격하지 못한 인원이 누적되면 초등 임용 적체는 심화하게 된다.

과거에는 교대를 졸업하면 어렵지 않게 임용시험을 통과해 교단에 설 수 있었으나 이제 교대 입학이 취업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2022학년도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률은 48.6%로, 2013년(43.5%) 이후 최저치였다. 초등 교원 임용 합격률은 2017학년도 69.5%를 기록한 이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지역별로 보면 10~20%대의 ‘바늘구멍’ 합격률을 기록하는 곳도 있다.

교육부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25학년도부터 교원양성대학 입학정원을 12% 줄이기로 했음에도 감축폭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12% 감축과 함께 (교원양성대학 재학생 가운데) 중도이탈 비율을 고려하면 (교원양성대학 연 졸업생 숫자는 ) 3천명대 초반으로, 채용 규모와 비슷해질 것으로 본다”라며 “이후에도 대학 운영 현황, (신규 교사) 채용 규모, 학생들의 입학 상황을 꾸준히 고려하면서 (추가로) 조정할 여지는 꾸준히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교원단체들은 교대 정원 감축이 교육 공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구두 논평으로 “과밀 학급 해소, 기초 학력 보장, 디지털 교육 등을 고려하면 교원 확충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학생 수 감소로 교대 정원을 감축하고 임용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기계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은 필요하지만 교대 정원을 무작정 감축하면 교육 공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대학 및 학생 대표와의 면담을 통한 추진으로 현실적인 안을 도출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교원 수급 계획 지원책으로 교사 재교육 기관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것에는 현장 의견 수렴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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