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국힘 4·10 총선 공천…현역 vs 용산 구도 현실화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02.18. [email protected]

국민의힘 4·10 총선 공천이 18일 반환점을 돌았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33개 지역구 후보자 공천(단수 86·우선 3·경선 44곳)을 마무리하고 나머지 124개 지역구에는 재배치 등 추가 검토에 돌입했다.

공관위는 야권 우세 지역인 한강·수원·낙동강벨트 등 수도권과 영남 전략 선거구는 단수·우선 추천해 후보를 조기 확정했다.

반면 현역 의원과 대통령실·정부 출신 인사 등 신청자가 대거 몰린 ‘텃밭’ 영남은 상당수 선거구를 경선 지역으로 지정하거나 공천을 보류하고 재배치를 포함한 향후 정무적 판단의 영역으로 남겨뒀다. ‘헌신’ 요구에도 지역구 출마를 고수한 영남 중진의 거취도 보류됐다.

공관위는 현역 비례대표 의원 2명을 ‘공천 배제(컷오프)’한 것과 달리 지역구 의원은 18일 현재 단 한명도 컷오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는 탈락자의 개혁신당 합류, 김건희 특검법 반란표 발생 등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공관위는 전략 선거구인 한강·수원·낙동강 벨트 대진표를 조기 구축했다. 후보를 조기 확정해 선거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한강벨트에는 권영세 의원(용산), 김병민 전 최고위원(광진갑), 오신환 전 의원(광진을), 장진영 서울시당 대변인(동작갑), 나경원 전 의원(동작을),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송파갑), 배현진 의원(송파을), 이재영 전 의원(강동을) 등이 배치됐다.

민주당이 5석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수원에는 김현준 전 국세청장(수원갑),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병), 이수정 경기대 범죄교정심리학과 교수(수원정) 등 3명을 단수 추천했다.

격전지로 꼽히는 낙동강벨트에도 서병수(부산 북강서갑)·김태호(경남 양산을)·조해진(김해을) 의원을 우선 추천했다. 공관위는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지역을 수복하기 위해 중진인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해줄 것을 공개 요구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매 선거마다 큰 폭의 ‘물갈이’를 해왔던 영남권에서는 대구 2명, 경남 10명, 경북 2명, 부산 6명, 울산 1명 등 일부 현역 의원만 단수·우선 추천을 받았다. 나머지 현역 의원들은 향후 대통령실·정부 출신 인사 등 경쟁자들과 치열한 내부 경쟁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 북구에서는 김정재 의원과 윤종진 전 국가보훈부 차관의 경선이 확정됐다. 포항 남구울릉군의 경우 김병욱 의원이 이상휘 전 대통령실 춘추관장, 최용규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문충운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등과 4인 경선을 치러야 한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02.18. [email protected]

구자근 의원은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과 구미갑 출마를 두고 다투게 됐다.

5선 중진인 주호영 의원은 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수성갑에서 경선을 하게 됐다. 주 의원은 공관위원들로부터 ‘희생 요구’를 받았지만 “당선이 목적이라면 험지 배치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경선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지역구와 현역 의원도 상당수다. 직전 당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이 공천을 신청한 울산남구도 18일 단수·우선·경선 지역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의원도 험지 출마 요구를 받은 바 있다.

공관위는 대구·경북(TK) 등 남은 지역구에 대한 인력 재배치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공관위는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며 물갈이 비율을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영남권 의원 53%를 교체했다.

공관위가 공식적으로 공천 배제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은 비례대표인 최영희(경기 의정부갑)·서정숙(용인병) 의원 단 2명이다. 공천 신청을 한 대통령실 출신 인사는 50명에 달하지만 공관위가 본선행 티켓을 준 인사는 3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양지로 꼽히는 지역은 단 1명이다.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떠나 무주공산이 된 부산 해운대갑에 단수 공천을 받았다. 전희경 전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은 경기 의정부갑에, 이승환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중랑을에 단수 공천됐다.

공관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서울 송파갑)을 컷오프했다. 석 전 검사장은 “우리 당의 결정에 겸허히 승복한다”고 공관위 결정에 승복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