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가짜뉴스로 7억 번 유튜브 채널들

이강인 가짜뉴스로 7억 번 유튜브 채널들

축구선수 이강인./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 한국 축구 대표팀 내부 불화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에 대한 가짜 뉴스 영상이 유튜브에 범람하고 있다. 자극적인 가짜 뉴스를 만들어 유포한 제작자들이 단 2주 만에 유튜브 광고 수익으로 7억원을 벌어들였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유해 영상 콘텐츠를 식별·분석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파일러는 3일 “축구 국가대표팀 내 충돌이 처음 보도된 지난달 14일 이후 약 2주간 195개 유튜브 채널에서 이강인을 주제로 한 가짜 뉴스 콘텐츠 361개가 게재됐다”면서 “해당 영상들의 총 조회 수는 6940만회로, 계산해보면 약 7억원 정도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고가 접수되거나 유튜브의 AI 시스템이 자체 적발해 광고 게재 차단 조치를 받은 것만을 집계한 것으로, 실제 가짜 뉴스 영상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가짜 뉴스 영상들은 자극적인 제목과 미리 보기 이미지(섬네일)로 조회 수를 끌어올렸다. 구독자 6만명을 보유한 ‘오늘 이슈’ 유튜브 채널은 지난 19일 ‘(속보) 이강인 280억 계약 해지, PSG 서울스토어 전면 중지 확정! 열받은 구단주 이강인 2군행 발칵!’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지만, 5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이강인을 비판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해당 채널은 최근 2주간 이런 방식의 해외 축구 가짜 뉴스 관련 영상 26개를 게재하며 33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얻었다. 파일러는 “30일간 최소 1400만~3200만원의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가짜 뉴스 범람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에서만 이용자 4500만명에 이르는 유튜브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책임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면서 구독자와 조회 수를 높이고 광고 수익을 벌어들이는 채널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유튜브는 적발된 경우에 한해 광고를 붙이지 않는 정도의 조치만 하고 있다. 가짜 뉴스가 분명한 영상을 내리거나 비공개 처리 하는 데도 소극적이다. 실제로 이강인 가짜 뉴스 영상 대부분이 현재도 시청이 가능하다.

지난해 초 외식 사업가 겸 방송인 백종원씨가 불륜을 저질러 이혼했다거나 거액의 빚만 남기고 사망했다는 가짜 뉴스가 유튜브에 퍼지며 큰 논란을 빚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도 유튜브에는 관련 가짜 뉴스 영상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이 밖에 ‘윤석열 대통령이 연설 도중 막걸리병에 맞아 분노’ ‘이재용 회장이 가수 홍진영과 결혼’ 등 근거 없는 가짜 뉴스는 계속 나오고 있다.

유튜브는 자체 규정인 ‘커뮤니티 가이드’를 통해 ‘잘못된 정보’ 등 문제가 있는 콘텐츠에 대해 최초 위반 시 ‘주의’를 주고, 90일 내 3회 누적되면 채널을 해지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가짜 뉴스를 발견해 신고하더라도 실제 콘텐츠가 삭제되는 경우는 드물다. 유튜브 측은 “콘텐츠가 신고되더라도 자동으로 게시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검토팀이 위반 사항을 찾을 수 없다면 신고된 횟수와 관계없이 해당 동영상은 사이트에 계속 게시된다”고 했다. 특히 유튜브는 문제 채널이나 콘텐츠 적발을 AI 시스템에 전면적으로 맡기고 있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AI가 팩트 체크를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자정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유튜브에 유통되는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법적인 제재도 쉽지 않다. 현행법은 유튜브 등 인터넷 개인 방송을 ‘방송’이 아닌 ‘정보통신’ 콘텐츠로 분류하기 때문에 가짜 뉴스를 규제하는 언론중재법이나 방송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소송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IT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에서 광고 게재 차단 조치(노란 딱지)를 받더라도 새로 채널을 만들어 비슷한 영상을 계속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유튜브가 가짜 뉴스의 온상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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