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누구에게 책임 묻나"…항암치료 무한대기 중인 암환자의 절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이탈을 시작한지 일주일째인 2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전공의가 없어 항암치료를 못 받고 있습니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을 예정이던 A 씨(60대)는 26일 “최근 병원으로부터 ‘항암치료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문자 통보를 받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항암치료를 위해서는 정맥주사인 케모포트 시술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전공의가 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전공의가 없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정부와 의료계가 끊임없이 싸우고 있을 때 암환자는 죽어가고 있다”면서 “암환자가 죽으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임시방편으로 내놓은 ‘비대면 진료’와 ‘PA 간호사 등 진료보조인력과 업무 분담’ 등의 발표를 보고 있으면 참 답답하다”며 “암환자 등 중증환자를 살리는 것이 우선 아니냐”고 덧붙였다.

정부의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계획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1주일째 복귀를 하지 않자 중증환자의 불안과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병원에서 버티던 일부 레지던트 3~4년 차들은 오는 29일 ‘졸국'(졸업)과 함께 병원을 떠나고, 그 자리를 채울 신입 인턴들은 임용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나오고 있어 오는 3월엔 진짜 ‘의료대란’이 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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