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부산·대전 찍고 호남갈까…대통령실 "민생 챙기는건 국가 의무"

[서산=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충남 서산비행장에서 ‘미래산업으로 민생 활력 넘치는 충남’을 주제로 열린 열다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26. [email protected]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민생토론회를 열고 있다.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대체하며 시작된 민생토론회는 1월 수도권 일대에서 진행된 뒤 2월 들어 지방으로 무대를 확장했다. 13일 부산으로 시작해 16일 대전, 21일 울산, 22일 경남, 26일 충남까지 윤 대통령은 각 지역에서 민생토론회를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은 ‘민생’을 강조하지만 총선이 1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통령의 전국 방문 행보를 놓고 야권에서는 4월 총선 지원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방문 지역을 놓고는 야권 광역단체장들의 불만이 나온다. 지금까지 진행된 15번의 민생토론회는 수도권과 영남, 충청에서만 열렸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호남의 민생도 살펴달라”며 광주도 민생토론회 개최를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야권 비판의 빌미를 주지 않고 호남과 강원도 이 달 중에 방문해 이 지역 민생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윤 ‘토론회+전통시장’ 패키지…여 “문재인도 선거 앞두고 지역방문”

윤 대통령의 지역 행보를 놓고 야권에서는 “관건 선거”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2월 중순이 넘어가며 윤 대통령의 지방 일정은 민생토론회와 지역 전통시장 방문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3일 부산 일정에서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부산을 남부권 중심축이자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제2 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발언한 뒤 곧장 부산동래시장을 찾았다. ‘윤석열’을 연호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은 “부산과 동래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22일 경남 창원시에서 윤 대통령은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고 “원전산업의 핵심 도시가 바로 이곳, 창원”이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마산어시장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시민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으며 “건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이를 놓고 야권에서는 대통령이 ‘선거 중립의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진보당 부산시당은 윤 대통령의 방문 직후 논평을 통해 “승부처를 찾아다니며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건 노골적으로 총선에 영향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즉각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민생 토론’이라는 위장 전술로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고 경남도민을 우롱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대통령의 행보를 선거 개입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우선 선거법상 문제가 없고, 역대 대통령들도 선거시즌에 공식·비공식 일정으로 지방을 돌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시장을 찾는 것도) 대통령의 정상적인 국정행위”라며 오히려 “민생을 챙기는 건 모든 공직자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여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직전 부산을 찾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2021년 문 전 대통령은 보궐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를 방문한 바 있다. 관권선거 비판이 일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거가 있으면 대통령은 그저 청와대 안에만 있으라는 말인가”라며 대통령 행보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충남 서산 동부전통시장을 방문해 환영 나온 시민과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2.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호남·강원 언제쯤…대통령실 “3월 중 고심”

민생토론회가 열리는 지역 선정을 놓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민생토론회는 수도권에서 10차례가 열렸다. 이후 영남(부산, 울산, 창원)에서 3번, 충청(대전, 서산)에서 2번이 더 열린 상태다. 아직도 윤 대통령이 찾지 않은 호남과 강원으로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특히 강기정 광주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도 영남과 충청권만 민생 토론회를 할 게 아니라 호남의 민생도 민생인 만큼 우리 광주·전남에도 와서 AI(인공지능) 사업이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살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가장 최근 호남을 찾은 건 올해 1월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이었다. 다만 광주·전남으로 지역 기준을 좁히면 지난해 10월 목포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가 마지막 윤 대통령의 방문이다.

강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19일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강릉을 방문했다. 이를 제외하면 윤 대통령은 작년 6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 축사를 위해 강원도를 방문한 게 마지막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생토론회에 초청된 시민들이 전국에서 참석하기 때문에 지역 편차가 문제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3월에 호남과 강원을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6~7차례의 민생토론회가 더 남아있다”며 “각 지역의 정책에 맞춰 연중 내내 운영할 수도 있다. 이를 놓고 지역 차별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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