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공격에 멈춘 e스포츠…팬들 "운영 미흡·재발 가능성 여전"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글로벌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롤, LOL) 프로리그에서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 공식 경기 도중 디도스 공격을 받아 8차례나 게임을 일시 중단(퍼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주최 측인 라이엇코리아는 환불조치와 함께 조사와 분석을 병행,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팬들은 운영 자체가 미흡한 것은 물론, 향후 재발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디도스(DDoS)는 특정 서버나 네트워크 대역에 방대한 양의 트래픽을 유입시켜 서비스를 마비시키는 공격 기법이다. 단순하지만 원천 차단이 어렵고,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어 많은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상적 경로를 거쳐 악성 트래픽 여부를 탐지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고도화 되는 추세다. 인터넷 대역폭 증설, 트래픽 실시간 모니터링 등 기존 방어 기술을 우회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5일 서울시 종로구 ‘롤파크’에서 진행된 DRX와 디플러스 기아 1세트 경기 8분 58초 무렵, 네트워크 상태(핑) 불량으로 일시 중단이 이뤄졌다. 경기를 재개한 이후에도 7차례 더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종료까지 7시간이 소요되며 예정돼 있던 OK저축은행 브리온과 광동 프릭스의 대결은 연기됐다.

하루 뒤인 26일 주최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지를 통해 “25일 발생했던 경기 지연 사태의 원인을 면밀하게 조사한 결과, 디도스 공격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롤파크 제반 환경을 대대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미뤄졌던 두 팀의 경기는 지난 26일 롤파크가 아닌 각 팀 숙소에서 진행됐다.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과 함께 최대한 빠르게 경기를 진행하고 싶다는 팀들의 의사를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각 숙소에서 경기가 치러진 만큼, 동일한 통신 네트워크 환경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라이엇코리아 측의 운영 방식 또한 팬들의 원성을 샀다. 한 이용자는 “문제가 발생한 날 경기 당일에는 볼 수 있을 것처럼 말해 2시부터 8시간을 기다렸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이 또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디도스 공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음에도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연말부터 롤 게임을 플레이하는 일부 스트리머들이 디도스 피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라이엇코리아 관계자는 “숙소에서 진행된 경기 당시 심판진과 운영진을 파견해 인터넷 속도, 현장 마이크 상태, 외부 커뮤니케이션 상태 등을 체크했다”며 “이들은 ICT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로, 핑이나 렉, 버그 등을 점검하기 위한 판단 기준이나 규정집을 모두 숙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내부 조사와 함께 대응 방안 또한 수립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안 전문가들은 공격을 수행한 주체가 LCK 리그 또는 라이엇 측에 피해를 입히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국내 보안 전문가는 “디도스 공격 초기에는 특정 기업이나 기관의 대회나 행사 일정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 많았다”며 “공격 주체가 금전을 요구하거나 협박하지 않았다면 악의적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LCK라는 큰 규모의 행사라면 서버와 네트워크 용량 자체가 작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의 용량으로 공격이 들어왔는지, 공격에 사용된 인터넷 주소(IP) 식별 여부, 어느 국가에서 들어온 트래픽인지 전후 사정을 파악한 후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라이엇코리아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이번 디도스 공격에 대한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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