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를 퇴직한 교사다. 그래도 기간제 교사로, 지난 1월 10일까지는 출근을 했기에 점심 걱정이 없었다. 가끔 늦어서 아침을 못 먹어도 학교에 가면 점심에 급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었다. 급식이 맛이 없다고 하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난 늘 따뜻한 밥과 따뜻한 국을 주는 급식이 고마웠다. 매일 식단도 바꿔주고 집에서 먹지 못하는 다양한 요리를 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퇴직하고 가장 아쉬운 것이 급식을 못 먹는 것이다.
퇴직하고 집에 있기에 요즘 늘 점심을 혼자 먹는다. 가끔 모임이 있어서 외출하면 먹고 오지만, 집에 있을 때는 혼자 먹어야 한다. 습관이란 게 참 무섭다. 늦게 일어나는 날은 두 끼만 먹어도 되는데 오랜 시간 세끼를 먹어서인지 꼭 세끼를 먹게 된다. 꼭 밥으로 세끼를 먹는 건 아니다.
요즘 오른 음식값에 직장인들도 점심 먹는 일이 부담스럽다는 기사를 보았다. 짜장면 한 그릇도 비빔밥 한 그릇도 선뜻 먹을 수 없는 요즘이라고 한다. 혼자서 식당에 밥 먹으러 가는 것도 힘들어서 집에서 종류를 바꾸어서 먹고 있다. 분식을 좋아하기에 주로 분식을 먹지만, 혼자 먹는 점심은 늘 고민이 된다.
아침에는 빵이나 떡을 커피와 마신다. 커피는 기분에 따라서 블랙으로 마시거나 가끔 피곤할 때는 믹스 커피를 마신다. 아침이라고 하기도 애매하지만, 10시든 11시든 처음 먹는 식사는 아침이 된다. 아침에 밥을 먹는 경우는 설날 같은 명절에 가족이 모일 때를 제외하곤 없다. 남편도 평소에 아침을 안 먹기에 주말에도 밥을 먹는 일은 거의 없다. 1년 365일 중 추석과 설날을 제외한 363일은 떡이나 빵, 고구마 같은 간편식이다.
우리 집에는 냉동실에 늘 떡이 있다. 비상식량이라고 할 수 있다. 남편이 내가 빵을 좋아하니 퇴근하며 가끔 빵을 사 온다. 혼자 밥 먹는 내가 걱정되는 모양이다. 어제도 아파트 상가에서 내가 좋아하는 밤 식빵을 사 왔다. 아마 며칠 동안 나의 아침 식사가 될 거다. 나는 빵에 물린 적이 없어서 같은 빵을 며칠 먹어도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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