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감독 취임 첫마디 "눈치보지 말고 즐겁게 뛰어라"

“4∼6월에 좋은 성적 내게끔 초반부터 총공세”

선수단과 인사하는 이범호 KIA 신임 감독

(영종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전날까지 코치로 선수들과 친근하게 어울리다가 하루 만에 감독으로 신분이 완전히 달라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이범호 감독이 선수들에게 건넨 첫 마디는 “눈치 보지 말라”는 당부였다.

이 감독은 13일 KIA 구단의 감독 선임 발표 후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내가 눈치 보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며 “선수들에게 두려움 없이 즐겁게 하자는 말을 감독으로서 상견례 때 했다”고 전했다.

현재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 중인 KIA의 1차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는 이 감독은 타격 코치 타이틀을 떼고 KIA의 11대 감독으로 후배들 앞에 다시 섰다.

KIA 새 사령탑 이범호 감독

이 감독은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감독 지휘봉을 잡은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얼떨떨하고 아직 정신없지만, KIA라는 좋은 팀을 이끌게 돼 영광”이라며 “선수들과 격의 없이 대화로 소통해왔으며 앞으로도 질타보다는 칭찬과 좋은 말로 선수들에게 다가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충격적인 김종국 전 감독의 경질 사태 후 보름간 후임 감독을 물색해 온 심재학 KIA 단장은 비행기표를 급구해 이날 오후 호주로 넘어갔다.

심 단장은 인천공항 출국장으로 나서기 전 “지난 10일 이 감독과 화상으로 진행한 감독 인터뷰에서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이런 압박 상황을 이겨낼 비결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이 감독이 ‘난 선수 시절부터 이런 중압감을 즐겼다’라고 답해 놀랐고 대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감독 선임 뒷얘기를 소개했다.

전지훈련 선수단 배웅하는 심재학 단장

심 단장은 “지난달 대표이사님을 비롯해 1, 2군 코치진 전원과 팀장급 구단 직원이 참가한 전략 세미나에서 이 감독이 타격 코치로서 브리핑을 잘해 아마 감독 선임 때도 보너스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심 단장은 “타자들의 타격 감각이 떨어졌을 때 대처 방안, 타자들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와 출루율을 높이는 방법, 두려움 없는 플레이와 관련해 이 감독이 설득력 있게 의견을 개진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지난 몇 년간 우리 팀의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를 고민했고, 전략 세미나 브리핑에서 아무리 우리가 7∼9월에 많은 승리를 따내더라도 4∼6월에 많이 패하면 이를 만회하긴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고참급 선수들이 많은 KIA 타선의 타격 사이클이 지난해 6월에 급락해 고전한 사실을 들며 이를 이겨낼 대안 등을 조리 있게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결국 시즌 초반부터 총력전으로 나서야 한다”며 선수들과 두려움 없이, 즐겁게 도전해보겠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 KIA 새 사령탑에 이범호 1군 타격 코치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팀의 감독으로서 시행착오를 겪고 위기에 부닥칠 순간이 올 것”이라며 “코치진, 선수들과 대화로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꾸중 대신 기를 북돋워 주는 얘기를 하다 보면 연패 기간도 줄어들 것”이라며 소통으로 난관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심 단장에 따르면, 이 감독은 요즘 대세로 굳어진 초보 감독의 ‘3년 계약 보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심 단장이 먼저 계약 기간 2년을 제시하자 이 감독은 “재임 기간 성적이 좋아야 계약도 연장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쿨하게’ 2년 총액 9억원의 조건을 수용했다.

이숭용 SSG 랜더스 신임 감독도 이 감독과 같은 2년 총액 9억원에 사인했다.

앞서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은 계약 기간 3년을 보장받거나 최대 3년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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