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수험생들 혼란 최고조] ‘증원 규모보다 불확실성이 더 무서워…미칠 지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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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수능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서울=연합뉴스) 2024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열린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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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한다고 했다가 대학이 자체적으로 정하라고 했다가…. 수능 준비하러 사람들이 밀려오는 것도 걱정인데 바뀌는 정책 때문에 더 불안해요.” (수능 준비 중인 20대 N수생 이 모 씨)
정부가 의대 증원을 두고 각 대학에 ‘자율 감축’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의정 갈등의 돌파구 마련에 나섰지만 오락가락하는 불확실한 정원탓에 의대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험생·학부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수험생들은 지난 2월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집단사직 등 의사들의 반발에 부딪친 정부가 모집 규모에 여지를 열어두자 혼란을 호소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2025학년도에 한해 증원된 규모의 50~10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가 고수했던 의대 증원 규모인 2000명에서 최대 절반 가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의대를 지원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자칫 ‘치한약수(치의대·한의대·약대·수의대)’와 자연 계열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의 합격 성적이 줄줄이 뒤바뀌는 ‘도미노 현상’을 우려한다. 누리꾼 A씨는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 “작년에 킬러문항으로 피해본 재수생이다. 이랬다 저랬다 정부 입시 정책 때문에 올해 또 피해 볼까봐 정말 미칠 지경”이라고 전했다.
의대 증원 규모에 따라 의대 진학을 노리는 대학생과 직장인등 N수생들의 도전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이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학 휴학 후 치의대·약대를 목표로 수능 준비 중인 김 모(24) 씨는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 경쟁에 여유가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하는데 결국 증원 규모에 따라 입시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험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대생 집단 유급이 현실화되면 의대 증원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도 퍼져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1993년 전국 한의대 학생들의 수업 거부 후 3000여 명이 집단유급하자 이듬해 한의대 입학정원이 30% 줄어든 사례를 통해 의대 정원도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오는 까닭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과 의대 선발 규모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입장 전향에도 이날 충북대 등 전국 32개 지방의대생 1만 3000명이 각 대학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상대로 내년 입학전형 계획에 증원분을 반영하지 말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의료계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의대 증원 규모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의료계의 강경한 입장이 이어질 경우 정부 정책이 또다시 선회할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부가 하루빨리 입시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입시가 하나의 ‘블랙홀’이 되면서 무전공 선발 등 입시 변수를 빨아들이고 있고, 내년 입시에는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입시 준비 기간을 장기화한 전략이 등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내일이라도 빠른 발표를 하고 조정을 하는 것이 우선이지, 4월 말이라는 막연한 날짜가 오면 그대로 수렴하겠다는 건 비과학적인 얘기”이라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현재는 증원 규모보다는 불확실성의 제거가 초점인 시기”라며 “각 대학의 전형별 증원 인원이 나오는 5월 말까지 학생들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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