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근무만 19년? 공문서 오타투성이…나사 풀린 환경부 [관가포커스]

파견근무만 19년? 공문서 오타투성이…나사 풀린 환경부 [관가포커스]

환경부가 타 부처로 파견 가는 직원의 근무 기간을 잘못 적거나 파견 조직명에 오타를 내는 등 엉터리 인사발령을 잇달아 낸 것으로 27일 드러났다. 일부 정정발령이 있었지만 아직 고쳐지지 않은 공문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운영지원과는 지난해 11월 22일 부처 사무관을 행정안전부에 파견 보내면서 파견 기간을 ‘2024년’ 대신 ‘2042년’까지로 잘못 적어 인사발령문을 냈다. 환경부는 사흘 만에 정정 통지를 냈지만 이미 원문은 환경부 장관의 이름으로 부처에 전파된 상태였다. 하마터면 1년으로 끝나야 할 파견 근무가 19년으로 길어질 뻔했다는 설명이다.

파견근무만 19년? 공문서 오타투성이…나사 풀린 환경부 [관가포커스]

환경부는 최근엔 다음 달 1일 국토교통부 ‘가독도’ 신공항 건립 추진단으로 파견 보내는 내용의 인사발령문을 내기도 했다. 공식 명칭은 ‘가덕도 신공항 건립 추진단’인데, ‘가덕도’를 ‘가독도’로 잘못 적은 것이다.

단순 해프닝으로 넘겨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승진과 관련된 인사발령에도 이 같은 실수가 반복돼서다. 환경부는 지난 7일 내놓은 3급 승진 인사발령문에선 부처 내부 조직인 ‘글로벌 탑 녹색산업 추진단’을 ‘글로벌 탑 녹샌산업 추진단’으로 잘못 기재했다. ‘녹색’을 ‘녹샌’으로 오기(誤記)한 것이다. 부처 관계자는 “직원 입장에선 승진과 관련 있는 뜻깊은 인사발령인데 오타까지 나버렸으니 기분이 불쾌했을 것”이라고 했다.

환경부 인사담당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많은 인사발령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라며 “좀더 꼼꼼히 확인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관가에선 인사발령문 외에도 오타가 버젓이 들어간 공문서가 전파되는 경우가 흔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공문서 초안을 작성할 때부터 검토를 마치고 결재하기까지 이같은 오류가 고쳐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담당자 한 두명의 실수로 보기도 어렵다.

잘못된 공문서가 나가도 차후에 정정하면 다른 불이익은 없기 때문에 경각심이 덜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부처에서 인사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 공무원은 “실국장이나 과장들이 서울을 다녀오느라 팀원들을 ‘대면 트레이닝’할 기회가 많지 않다보니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email protected]

실시간 인기기사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